3년 간 극심한 다리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던 조 모씨(61세)는 한달 전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다리가 아닌 척추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조 씨는 전문의로부터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을 권유 받았다. 수술이 아닌 시술을 받은 후 조 씨는 당일 퇴원했고 다리의 통증이 크게 완화되어 걷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
척추관협착증은 병명에서 보듯 척추관에 협착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은 신경 다발이 통과하는 관을 말하는데, 노화에 따라 그 폭이 점점 좁아진다.
부산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은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척추는 안정성이 떨어지는데 이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헤 척추관의 외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불필요한 가시뼈가 자라나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척추관이 좁아지면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고 통증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신경이 허리뿐만 아니라 엉치, 허벅지, 종아리 등 하반신 전체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통증도 함께 전이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허리보다 다리의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고 압박 받는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에는 수술로 두꺼워진 척추관이나 가시뼈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좁아진 척추관에 풍선 넣어 폭 넓히는 `척추협착 풍선확장술`
부분마취 후 피부절개 없이 시행... 기존 비수술 치료의 장점 그대로 가져와
하지만 수술은 불가피하게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피부를 절개해야 하므로 부담스럽게 느끼는 환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애로사항 때문에 개발된 것이 바로 비수술 요법이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없애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수술 요법은 어떻게 진행될까? 대표적 시술인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척추관 안에 풍선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부산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은 "꼬리뼈를 통해 작은 풍선이 내장되어 있는 카테터(길고 가느다란 의료기구)를 삽입하여 척추관 내부에 위치시킨 뒤 풍선을 부풀리면 좁아진 척추관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약물을 사용하는 화학적 방법이 아닌, 풍선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으로 척추관 안에 공간을 확보하여 눌렸던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의 원리다. 따라서 다양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권유할 수 있다.
물론 기존의 비수술 치료처럼 하반신 마취만으로 진행이 가능하며, 마취 없이 카테터를 삽입하므로 흉터, 감염, 출혈 등의 우려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또한 시술을 받은 환자는 입원 없이 2~3시간 가량 침상에서 안정을 취한 뒤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