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김치 담글 때만이라도 토판천일염을 사용했으면...

입력 2015-05-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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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
<p class="바탕글">꼭 기독교 학교가 아니더라도 초중고 학생들의 졸업식장이나 수련회에서 중요하게 전달되는 선생님들의 훈시 중 하나다. 2000년 전 성경(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가르침이 여전히 `인간세상의 맛`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존재가 바로 소금인 셈이다. 또 인간은 스스로가 소금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동물이기도 하다. 태초 인간의 몸은 흙으로 빚어졌고, 그 흙을 반죽한 물이 바로 소금물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체 소금 농도는 0.85%가 정상이다. 만일 0.6% 이하로 떨어지면 몸 스스로 부패하기 시작한다. 정상적인 소금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소금 공급이 바로 건강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말이다. 소금이 신장(腎臟. 콩팥)의 역할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p class="바탕글">자료를 보니 신장은 혈액 속의 염분과 수분을 조절하여 심장을 박동시키는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장기다.
<p class="바탕글">정종희(소금 연구가)가 쓴 <생명의 소금>이라는 책에 따르면 신장은 혈액 내 미네랄의 재흡수와 수분배설량을 조절하여 근육의 움직임이나 신경전달 및 뼈의 형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한다.
<p class="바탕글">또한 혈액 내 독성 물질과 노폐물을 여과시켜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혈액 내 산과 알칼리의 평형을 유지하게 하며, 혈액 중 호르몬을 분비하여 뼈를 만드는 내분비 기능과 조혈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태아가 엄마의 자궁에서 인체를 갖추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생성되는 장기가 바로 신장이라고 한다.
<p class="바탕글">신장이 생성될 무렵에 엄마의 체액 속 염분의 농도가 0.85%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아기는 신장이 약하게 타고나게 되고, 신장의 기능이 약한 아기는 인체의 모든 조직과 신경과 뼈와 생식기능이 약한 상태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또 모태 체내의 염분 부족분만큼을 당분으로 보충되기 때문에 아기는 소아 당뇨를 안고 태어나기 쉽다는 지적이다. 성인에게만 있는 당뇨가 아이들에게도 나타나는 소아당뇨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 class="바탕글">과거 못 먹던 시절에 태어난 아이들과 달리 근년에 태어나는 아이들과 열 살 이하의 아이들이 허약한 이유는 바로 소금 부족 속에서 자란 엄마 아빠들의 허약한 체질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은 태어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소금 부족 현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p class="바탕글">필자도 겪은 경험이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 아이가 오줌을 싸게 되면, 키를 뒤집어 씌워 옆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오게 했다.
<p class="바탕글">창피를 주어서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게 하는 의도도 있었지만, 얻어온 소금을 볶아 물과 함께 마시게 하여 방광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오줌을 싸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소금이 중요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고 해도 자신의 몸 속 소금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면 어려운 일이 된다.
<p class="바탕글">그 소금은 흙과 함께 빚어낸 천일염이 무조건 좋다고 한다. 바로 흙 위에서 골라낸 토판천일염을 말한다.
<p class="바탕글">흙과 바람과 태양과 일치된 한국의 전통소금이기도 하다. 흙으로 다진 염전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자연조건 그대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결정화시킨 것이다. 주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생산되며 염도는 80~85% 내외이고, 나머지 15~20%는 미네랄로 구성돼 있어 영양이 만점이다.
<p class="바탕글">그에 비해 염전 바닥 위에 고무 장판(壯版)을 깔아 그 위에 해수를 담아 말린 것이 장판천일염이다. 같은 천일염이라고 해도 독소가 제거된 미네랄의 농도 자체가 다르다.
<p class="바탕글">토판천일염을 만드는 토판(土版)은 불로 구운 도자기나 다름없다. 아스팔트를 다지는 육중한 롤러와 같은 무거운 돌로 수없이 다진 흙판 위에서 무거운 나무대파(고무래)로 해수를 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가 끌고 오는 일을 반복해야 하므로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귀족 대우를 받는 명품소금이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p class="바탕글">그렇게 해서 소금의 해로운 성분을 토판 속에서 활동하는 각종 미생물로 중화시킨 토종소금이 바로 토판천일염이다. 칼슘, 마그네슘, 아연, 칼륨, 철 등의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들어 한류 음식인 김치를 담그거나 간장, 된장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금이라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소위 염화나트륨이라는 암염이나 정제염, 재제염 등과는 출신성분이 다를뿐더러 장판천일염과도 인체효능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천연의 소금이 바로 토판천일염인 셈이다.
<p class="바탕글">그러나 정부 발표로는 천일염의 2%만이 토판천일염이라고 한다. 나머지 98%가 장판천일염이다. 그래서 미네랄의 보고인 전통 토판천일염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으나, 생산 자체가 워낙 힘든 작업이어서 장판을 걷고 토판을 다지겠다는 염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소식이다.
<p class="바탕글">이제 토판천일염의 진가를 알고, 많이 소비하는 문화운동이 필요할 때다.
<p class="바탕글">건강을 위해서라도 우리 김치를 담그는데 꼭 토판천일염을 사용, 중국산 김치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야 우리의 전통소금이 화려하게 부활해 세계의 명품소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p class="바탕글">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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