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함유된 미세 플라스틱 논란, 미국 넘어 전세계로 확대될까?

입력 2015-06-03 15:00  



화장품에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만 남겨 놓은 상태로, 사실상 2018년 1월1일부터 미국에서 사용이 전면 금지될 것으로 보여 국내외 화장품 업계에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법안은 미국 전역에서 합성 플라스틱 마이크로비드(Synthetic Plastic Microbeads이며 Microbeads라고도 표기. 이하 마이크로비드)를 포함한 화장품의 판매 및 유통을 금지하는 법안으로, 이미 화장품에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는 뉴저지 주 연방하원의원 프랭크 팔론 주니어(Frank Pallone Jr)가 2015년 3월4일에 상정했으며, 현재 하원 에너지 및 통상위원회(House Energy and Commerce Committee)에 할당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 서명 후 2018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플라스틱 마이크로비드를 포함한 화장품의 판매 및 유통이 금지된다.

여기서 화장품은 연방 식품, 약품 및 화장품 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 U.S.C. Title 21)에서 규정한 제품으로 인체에 바르거나 붓거나 뿌리는 등 세안, 세정, 미용을 목적으로 인체에 사용되는 개인위생 및 미용제품 전반을 통칭한다. 단, 여기에서 비누는 제외되었다.

마이크로비드는 석유화학 파생물질로 수많은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 제품, 치약, 바디 워시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배관을 타고 내려가 하수 시스템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너무 미세해 오수처리 필터로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호수, 강, 그리고 바다로 스며들어 심각한 한경 오염 및 인체 유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성분이다.

이른바 `미세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이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나노미터 크기라면 사람의 장기뿐만 아니라 뇌 속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어 왔다.

실제로 마이크로비드는 최근 오대호 등 미국 각 지방의 지류와 하천, 호수 등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마이크로비드로 인한 수자원 오염이 축적되면 어류와 각종 생물의 섭취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사람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뉴저지 주 연방하원의원 프랭크 팔론 주니어(Frank Pallone Jr)는 화장품에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HR4895)을 2014년 6월 18일에 상정했으나 통과되지 않았고, 다시 2015년에 관련 법안(HR1321)을 재상정했다.

앞서 일리노이 주는 2014년 7월 최초로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했으며 뉴저지 주는 2015년 3월부터 해당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코네티컷 주는 2016년 1월부터 마이크로비드 함유 화장품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며, 메릴랜드 주는 2015년 10월부터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약품과 개인 미용 위생용품 내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미시간 주는 2019년 1월부터 마이크로비드 함유한 개인 미용 위생용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버몬트 주에서도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마이크로비드 함유 약품 및 개인 위생용품 금지 법안이 주의회에서 계류 중이고, 이외에 뉴욕, 캘리포니아 등이 유사한 법안을 시행하거나 곧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화장품에 함유된 것에 대해서는 심각성이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비드는 폴리에틸렌(PE) 재료에 나열되어 있지만, 폴리프로필렌(PP)으로 제조 될 수도 있고, 폴리에틸렌 테레프 탈레이트(PET), 폴리 메틸 메타 크릴 레이트(PMMA) 및 나일론 등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화장품류 세안제, 샤워젤, 필링제, 주름개선 화장품, 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에도 관련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장품 업계에는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로레알, P&G를 비롯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몇몇 브랜드들은 해당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은 "화장품과 위생용품에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가 미국 전역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 관련 업체들은 마이크로비드를 대체하는 친환경 물질을 이용한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마이크로비드의 미국 금지 법안과 관련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환경단체들은 이번 법안에 대해 마이크로비드가 수자원에 누적돼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라며 환영했고 익명의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마이크로비드를 대체하는 옥수수 추출 폴리락트산(Polylactic Acid) 등 친환경 물질의 사용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물질 사용과 생산공정 변화 문제 때문에 화장품 생산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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