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사태를 기점으로 채권단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한계점, 당국의 개입에 대한 왈가왈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이 참여하는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당국의 중재기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법에 명문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먼저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부진·업황악화로 부실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일련의 경남기업 사태는 채권단 주도, 감독기구가 깊숙히 관여하는 구조조정의 민낯과 치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 위주의 구조조정은 “이미 은행이 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2004년~2008년만 해도 부실기업 지원은 채권단 여신과 기업이 직접 조달한 자금이 반반 정도였지만 최근 직접금융이 70%에 육박하는 등 은행권 채무비중은 지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채권단이 결론도 잘 나지 않는 협의를 통해 매번 만기때 마다 부실기업의 회사채를 막아줘야 하는 등 제반 지원 문제는 은행권 범위 밖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임 위원장은 채권단 위주가 아닌 정책금융과 은행, 기타 자본이 참여하는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해 PEF 등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하는 시장친화적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
“전문 개념의 구조조정 돼야 하지 않겠냐.시장 베이스여야 하고..채권은행만 부담, 분담하는 구조조정보다는 민간자본 끌어들이는 그런 방법 없을 까 외국 모델·사례는 없을 까 그런 제도 보완 이뤄나가도록 하겠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구조조정 성과가 좋을 경우 자금 회수때 민간 쪽에 유리하도록, 반대로 손실 때는 정부가 더 책임을 지는 비대칭구조 방식도 검토중입니다.
임 위원장은 경남기업에서 드러난 감독기구의 부적절한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재는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어떻게 투명하게 할 지가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
“저는 금융당국의 중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은 채권은행간에 누가 손실을 부담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합의 자체가 어렵고 시간 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위해 당국 중재 불가피 하다”
구조조정이 쉽게 말해, 여신지원 이후 누가 얼마나 회수하고 더 많이 손실을 부담하느냐의 문제여서 불가피한 만큼, 중재기능을 명문화하고 종료 예정인 기촉법 상시화도 지속 진행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임종룡 위원장은 최근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볼때 단지 개별기업 여신지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만 갖고는 회생이 쉽지 않은 만큼 산업적 측면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채권단 협약으로 지원이 이뤄지면 부채구조는 좋아지지만 업황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어느 한 기업을 살리면 다른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형평성 문제, 모순 등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임종룡 금융위원장
“대부분 부실기업들은 경기민감 업종인데 건설·해운·조선 등 단지 재무구조만 개선해서는 회생시키기 어렵다. 개별기업 차원 아닌 전체 업종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기업들 업종 전체로 접근하는 방식 필요”
임 위원장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단 회의, 합의가 안 될 경우 당국 개입, 논란 끝에 2차 지원이 이뤄지는 행태에서 벗어난 전문적 개념의
구조조정이 도입돼야 함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재편지원 특별법 재정 등 사전적 구조조정안 마련,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 부문에서도 개혁의 지속 가능성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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