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의 공세로 수세에 몰리던 삼성이 권리주주 확정일을 하루 앞두고 삼성물산 자사주 전량 매각이라는 초강수로 지분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삼성물산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회사가 보유 중인 보통주 자기주식 전량 899만주 5.76%를 KCC에 처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처분가액은 10일 종가 기준으로 6천743억원입니다.
이로써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이건희 회장 등 삼성관계사 13.99%에 자사주 매각분 5.76%, 또한 지난 8일 KCC가 취득한 0.2% 등을 더해 모두 19.95%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반드시 관철시켜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번 합병을 차질없이 마무리해 지속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지분인데, 그동안 삼성물산은 자사주 매각을 통한 의결권 지분 확대 방안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해 자사주를 전격 처분함으로써 삼성물산은 초강수의 카드를 꺼내 든 셈이 됐습니다.
삼성물산 자사주를 전량 사기로 한 KCC는 이번 합병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삼성물산 주식 취득을 통해 삼성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CC는 또한 제일모직 지분 10.18%를 보유한 2대 주주여서 삼성물산과의 전략적 제휴에 많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KCC의 경우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나서 합병이 성사되면 제일모직 지분 증대효과에다 삼성물산 지원에 대한 대가 그리고 합병 시너지를 통해 더 오를 주가 기대까지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이번 삼성물산의 자사주 취득은 승률이 아주 높은 게임에 뛰어든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두고 다음달(7월) 1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주주 확정은 내일(11일)인데, 오후 3시까지 주권 매매 결제가 완료되면 유효합니다.
따라서 삼성과 엘리엇의 합병을 둘러싸고 벌이는 우호지분 확보 경쟁이 주식시장 장 외에서 막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