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 처장
<앵커>정부에서 가장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직이 인사혁신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현안이 많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공무원 연금개혁, 공무원 조직의 인사 시스템 개혁 등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무리없이 처리하고 있는 인사혁신처의 이근면 처장과 함께 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이근면 처장>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산혁신처 이근면 처장입니다.
<앵커>처장님, 먼저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공무원 연금 개혁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습니다. 15개월간의 여정을 끝냈는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요.
<이근면 처장>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과거 3차례 연금개혁과 달리, 최초로 기존 재직자의 연금액을 줄이고, 개시연령을 연장하며 수급자도 연금인상을 동결하는 등 개혁에 따른 고통을 고루 분담하여 상당한 효과를 이뤄낸 개혁으로 평가합니다.
재정적으로 향후 70년간 보전금은 497조원, 퇴직수당 등을 포함한 총 재정부담은 333조원 절감이 예상됩니다.
금번 개혁으로 당장 내년 보전금은 1조 5천억원 감소하게 됩니다.
국민연금과 비교해서도 그간 형평성 관련 지표로 계속 지적되었던 보험료 대비 연금총액 비율인 연금수익비를 국민연금 수준인 1.48배로 낮춰 형평성도 크게 제고했습니다.
금번 개혁은 국회, 정부, 전문가, 시민단체, 이해당사자가 투명하고 심도깊은 논의 끝에 마련한 성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앵커>민간 출신으로 공무원 조직, 공무원의 시스템을 개편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인데, 지난 임기 동안 느낀 대한민국 공무원, 공무원 조직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근면 처장>공직에 와서 보니 외부에서 들어왔던 얘기와 달리 공무원에게 상당히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능력과 잠재력은 굉장히 우수하며, 결코 민간 기업에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이 그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지,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양성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이는 공무원 스스로의 문제와 공무원사회 환경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인데요.
벼룩은 원래 60cm 이상을 뛸 수 있다고 하지만, 높이 30cm 짜리 유리컵 안에 가두면 28cm 정도밖에 뛰지 못하고, 유리컵을 치워도 계속 28cm만 뛰게 됩니다.
공직사회에서는 승진, 규제, 감사, 순환보직 등이 바로 이러한 유리컵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우수한 공무원들이 좌절을 겪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공무원 스스로가 이러한 벽을 뛰어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요. 공직사회도 혁신을 통해, 유리컵을 깨고 사회변화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앵커>공공기관들이 공통 관심사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의 전면 시행입니다. 인사혁신처는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나요?
<이근면 처장>공무원·국민연금 모두 2033년 이후에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우리 사회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65세 이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보수제도도 공무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사처는 연금개혁 이후 연금 지급개시연령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완화를 위해, 65세까지 고용연장과 연계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년에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2017년에는 특정 직종·부문에 대해 시범적으로 실시하고자 합니다.
2022년부터는 연금지급개시연령이 늦춰져 소득공백이 발생하므로, 임금피크제를 확대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데요.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을 내리는 방식, 퇴직 후 재고용 방식 등 여러 유형에 대해 다각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그동안 실시한 국내 및 해외사례 조사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무원 노조, 민간전문가, 관계부처와 연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종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앵커>공무원 채용제도의 혁신에 나서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돼 왔으며, 앞으로 채용혁신의 방향은 어떠한가요?
<이근면 처장>인사혁신처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반듯한 공직자를 선발하고, 세계 속에 경쟁하는 일류 공무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채용과 인재개발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공무원 채용의 혁신은 인사관리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과제이며,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국가관 공직관 윤리관 등 공직가치 검증을 강화했는데요.
사회적 환경과 시대적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공무원에게 제 1의 가치’는 애국심에 기초한 국가관 등 ‘확고한 공직가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인사혁신처는 2017년부터 5급 공채 시험과목에 ‘헌법’ 과목을 추가하고, 경력채용시험에 한국사 가점 제도를 도입했으며,
공직가치를 철저히 검증하는 방향으로 면접을 강화하는 등, 반듯한 공직가치를 가진 위국보민 (爲國補民)형 인재를 뽑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직가치는 공무원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공무원의 전문성과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미래와 세계를 보는 안목을 지닌 사람’을 뽑는 채용혁신을 이끌어 정부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필요로 하는 미래인재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잠재적인 능력을 지닌 융합형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시험과목과 면접제도를 개편하며, 이러한 사람들이 공직에 들어와, 공직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와 민간부문을 가리지 않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등 인사제도 전반을 혁신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채용과 인재개발 혁신 등 공직사회 전반의 혁신을 통해 우리 공무원사회가 “한강의 기적”을 넘어, “태평양의 기적”을 만들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앵커>갈수록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고위직에 대한 민간경력직 확대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민간 경력자를 채용하게 되는지?
<이근면 처장>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세계 각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더불어 공직의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요. 민간의 우수 인재를 고위직으로 채용하는 개방형 제도는 도입 15년이 되었지만, 정부부처 전체 국·과장급 직위 5,481개* 중 개방형 직위는 427개(7.8%)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민간 임용률이 17.6%(75개)에 그치고 있어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공직의 채용경로를 다양화하여 공무원의 인적구성을 다원화하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대해, 정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민간인재의 채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홍보·정보화·문화예술·국제협력 등 민간의 인재풀이 풍부하고, 민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필요성이 높은 총 144개 직위(고공단50, 과장급94)를 민간인만 지원 가능한 경력개방형 직위로 지정합니다.
또한, 현재 5급에 실시하고 있는 민간경력자 일괄 채용을 올해는 7급으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정부는 향후에도 경력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2017년에는 공채와 경채의 비율이 5:5가 되도록 선발인원을 조정할 계획입니다.
<앵커>이근면 처장은 100년을 내다보는 기업가 정신이 국가 경영에도 필요한 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민간 기업의 치열한 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미래와 자기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공무원 양성에 더욱 매진해 주시길 기원하며 끝 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