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이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를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한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로는 ‘오르페오’, ‘율리시스의 귀향’, ‘포페아의 대관식’ 등이 있다. ‘오르페오’(1607년 초연)는 음악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오페라로 알려져 있다. 몬테베르디의 전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오르페오’는 해외에서는 자주 공연되는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함과 원전 악기들로 편성된 작품을 재연하기가 쉽지 않아 그동안 공연되지 못했다.
오페라 ‘오르페오’는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바탕으로 한다. 음악가인 오페오는 인간, 동물, 산천초목과 지하의 신까지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인물이다. 어느 날, 그는 아내를 잃은 뒤 상실감에 빠진다. 결국 오르페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아내를 찾기 위해 저승으로 떠난다.
몬테베르디는 롯시니, 도니제티, 벨리니, 베르디, 푸치니 등의 이전에 활동했던 ‘오페라계의 조상’이다. 그는 16세기 중반 르네상스의 최고 접점에서 활동했으며 ‘바로크 음악’ 세계를 창시했다. 오페라 장르가 생소한 당시에 오페라를 종합예술로 탄생시킨 이탈리아 오페라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이건용은 “70년 가까운 우리나라 오페라 역사에 몬테베르디 ‘오르페오’가 빠져있다는 것은 악단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여겨 이번 작품을 추진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출은 김학민이, 지휘는 양진모가 맡았다. 바로크 음악감독으로는 정경영이 참여한다. 그는 양진모 지휘자와 함께 ‘오르페오’에서 연주되는 악기를 연구하며 새롭게 악보를 구성했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 편성을 모두 원전 악기로 공연하기에는 무리가 따라, 바로크 음악 연주법은 유지하되 대부분의 악기는 현대 악기로 재편성했다.
국내 초연 무대에는 심혈을 기울인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작품은 각 배역의 음역이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등으로 규제되어 있지 않고 가사도 이탈리아 고어로 표현되어 있어 발음을 구사하기 쉽지 않다. 이번 공연에서 ‘오르페오’ 역은 바리톤 한규원과 테너 김세일이 출연한다. 다른 음역대의 성악가가 참여해 각각 다른 매력의 ‘오르페오’를 소화할 예정이다. ‘에우리디체’ 역은 소프라노 정혜욱과 허진아가, ‘음악의 신’과 ‘희망의 신’에는 각각 소프라노 정주희와 카운트테너 이희상이 열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