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 수상하다.."쇼핑몰 랜드마크가 호텔로 바뀌고 있다"

입력 2015-07-01 16:05   수정 2016-04-01 16:43

명동이 수상하다.."쇼핑몰 랜드마크가 호텔로 바뀌고 있다"

[2012.02.05] 서울 명동 입구에 우뚝 서 있는 랜드마크 건물 밀리오레. 2000년 오픈한 17층 규모의 이 쇼핑몰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늘 인파로 북적이던 곳. 이렇게 잘나가던 밀리오레에 요즘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1,2층만 상가로 남겨두고 3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내부 공사로 완전 탈바꿈을 하고 있다.

밀리오레 뿐만이 아니다. 이름만 들으면 다 알만한 건물들이 한결같이 재건축과 내부수리 , 리모델링에 들어가 있다. 상가와 주차장으로 쓰였던, 명동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삼윤 빌딩, 인근의 16층 규모의 명동센트럴빌딩, 옛 제일백화점 건물이었던 M플라자, 과거 명동서 가장 비싼 땅값이었던 청휘빌딩 등 내로라하는 건물 10여 곳 이상이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고 있다.

과연 명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국내 쇼핑의 1번지 명동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곳.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쇼핑객과 국내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런데 명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상가와 오피스 건물, 쇼핑몰, 주차장 부지 등이 최근 대거 호텔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패션 화장품 거리 명동이 호텔 숲으로 바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7월 외환은행 본점 옆 와이즈빌딩은 리모델링을 통해 12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바뀌었다. 부동산투자회사가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해 실제 운용 중인 첫 번째 사례. 같은 해 8월 세종호텔 옆 오피스 빌딩인 청방빌딩도 리모델링을 통해 136실 규모로, 극동스타클래스오피스텔은 154개 객실을 보유한 비즈니스 호텔로 각각 개조됐다.

여기에 메사(MESA), MESA 옆 아웃백스테이크 건물, 삼년빌딩, 중구 일대 주차장 부지 등 많은 건물들이 호텔변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 잘 버는 쇼핑몰이나 상가, 오피스텔들이 뭐가 아쉬워서 너도 나도 호텔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한류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이 꼽힌다. 한마디로 손님은 미어터지는 데 이들이 숙박한 곳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호텔 객실은 최근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밀려드는 외국관광객을 수용하기 버거운 실정.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970만 명. 올해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를 앞두고 있으나 서울의 호텔은 1만 6천463실이나 부족하다. 실제 지난 연말 명동의 숙박시설 예약률은 120에 달했을 정도로 관광객들의 숙박 수요가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 시내에 1만 5000실 정도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며 “2015년까지 총 4만실을 목표로 많은 호텔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명동은 호텔의 최적지로 꼽힌다. 쇼핑은 물론 위치상으로 관광하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호텔을 지었다 하면 앉아서 큰 돈을 벌 수 있을 만큼 수요가 많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명동 상권의 특징을 들 수 있다. 명동 특유의 쇼핑 스타일이 건물주들의 호텔 전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층 빌딩보다는 10층 이내의 건물이 많은 명동의 대형 쇼핑몰들은 주로 1~2층 상점을 중심으로만 판매가 활발히 이뤄진다. 관광객이나 외부 손님이 많은 상가의 특성상, 고객들이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고층으로 올라가 쇼핑을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 어디든 대부분의 상가나 쇼핑몰들이 겪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때문에 장사가 잘 되는 빌딩의 1,2층은 상가로 그냥 놓아두고 손님이 적은 그 이상의 윗층을 호텔로 바꾸면 일거양득, 꿩먹고 알먹는 안정적 수익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호텔전업에 따른 여러 혜택도 많다. 신축 호텔에 대해서 서울시도 재산세를 50 가량 감면해 주고, 용적률을 120까지 완화해주고 있다. 때문에 손해날 게 없는 호텔로 용도변경을 하려는 곳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지난해 4건의 숙박 승인이 났다”며 “최근 숙박업 변경 문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0건 정도의 호텔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명동에 들어서는 신규 호텔은 최고급 호텔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의류 화장품 관련 비즈니스맨이나 관광객을 겨냥한 측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지가 좁다 보니 특급호텔처럼 각종 호화 부대시설을 갖춰 놓기 어려워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서울 시내 다른 특급호텔과의 차별화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통상 하루 이틀씩 머물다가 제주도나 강원도 등 한국 내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거나, 해외로 출국하는 사람들의 취향에도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명동의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성 있는 거리에 호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걱정이다. 치안문제도 거론된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의 가장 중심가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이 거리가 호텔가로 바뀌면 치안 등 관련한 사건 사고가 늘어날 수 있어, 자칫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고 우려했다.

[2012.02.05 12:00] 채현주 기자 ch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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