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이부진 웃었다··진격의 `신라` 면세점 판도 흔든다
`황금 티켓`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서울 신규 면세점 운영권 2장을 10일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거머쥠에 따라 국내 면세점 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두 기업이 유통과 관광업에 바탕을 두고 있어 해당 업종의 지형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경기침체로 대부분 업종이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중국 관광객의 증가를 바탕으로 선전해온 면세업은 앞으로도 수년간 호조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끈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중 한 곳을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현대아이크몰 3사가 합작한 HDC신라면세점이 차지함에 따라 롯데의 면세업 아성이 위협받게 될 전망이다.
상권도 롯데면세점이 자리 잡은 명동 상권 위주에서 명동과 용산, 여의도로 3등분될 가능성이 커졌다.
◇ 덩치 커진 면세점, 경기침체 구원투수될까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은 지금까지 16개였으나 정부가 이날 서울·제주에 4곳을 신설해 운영권자를 발표함에 따라 모두 20개로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롯데(본점·월드타워점·코엑스점), 신라, 워커힐, 동화면세점 등 6곳이다. 그 외에 부산 롯데·신세계, 제주 롯데·신라, 대전 신우, 대구 그랜드, 울산 진산, 창원 대동, 수원 앙코르, 청주 중원 면세점 등 12곳이 있다.
이번에 서울에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M면세점 그리고 제주에 제주관광공사가 추가됐다.
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2009년 30억3천440만달러, 2011년 48억6천270만 달러, 2013년 62억4천50만달러, 2014년 79억320만달러로 증가해왔다. 주목할 점은 작년 매출 가운데 외국인 매출이 54억5천140만달러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서도 서울 명동·동대문·강남지역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났으며 메르스 사태로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거액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공항 면세점과는 달리 임대료 부담이 낮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아울러 HDC신라면세점의 모기업인 호텔신라는 관광, 현대산업개발은 건설·부동산, 현대아이크몰은 유통업이 주력이라는 점에서 면세점 산업의 호황이 연관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화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 여의도 63빌딩을 바탕으로 여의도 전체의 관광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어 관련 효과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업이 관광과 여행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40%에 달한다"면서 "향후 고용창출과 투자 촉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위협받는 롯데면세점 아성
국내 면세업계에선 롯데가 최고봉이다. 작년 기준으로 롯데의 국내 전체 시장점유율은 47%이고 호텔신라가 31%로 2위다. 서울로만 보면 롯데는 60.5%로 절대 강자다.
그러나 HDC신라가 새 면세점 사업자로 등장함에 따라 호텔신라의 영역이 넓어지게 돼 롯데의 아성이 위협받게 됐다.
호텔신라의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서울 장충동 면세점으로만 보면 26.5%이다. 그러나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고 HDC신라 지분 50%까지 합하면 실제 시장점유율은 크게 오른다.
아울러 호텔신라는 미국 중견 면세기업 DFASS의 지분 44%, 인천시내와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사업을 하는 엔타스가 설립한 물류전문자회사인 엔타스 DFASS 지분 29.9%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호텔신라는 롯데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HDC신라를 글로벌 면세점으로 키울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어 국내 면세 시장에서 호텔신라와 롯데의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역시 최근 그룹 내 여러 분야에서 선전하는 여세를 몰아 면세업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여 이는 롯데의 영역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 롯데는 연말 주력인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서울 면세 삼국지…명동-용산-여의도 3대 축
용산과 여의도를 입지로 정한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결정됨에 따라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자리 잡은 명동을 포함한 3곳이 3대 축이 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9∼11층에 자리 잡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메르스 사태 이전에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으나, 이제는 용산과 여의도로 일부를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여의도 면세점을 한강 유람선 선착장, 국회 의사당, IFC몰, 수산시장 등 주변 관광시설과 63빌딩내 전망대·수족관·뮤지엄 등을 잘 꿰어 하나의 `관광 목걸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어서 외국관광객의 여의도 행(行)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아이파크몰에 서울 면세점 가운데 가장 넓은 주차장을 두고, 판매 품목도 국내 최대 규모로 갖출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부근의 용산 전자상가 역시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처럼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어서 이 또한 `호객`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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