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출산율 꼴찌수준, 일하는 여성 ‘어디로’

이근형 기자

입력 2015-07-13 13:55   수정 2015-07-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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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양성평등이 강조되는 시대, 여성 대통령까지 나오는 시대라지만, 여성들의 취업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져가고 있습니다. 소식 알아봤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지도 벌써 절반이 다 되어 가고 있죠. 여성 대통령 시대에는 여성 근로자들이 더 중용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예상밖의 소식이네요. 어떻게 된 걸까요?
<기자>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남녀고용률 격차가 약간이나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남녀 고용률 격차는 2010년 이후에 완만하게나마 해소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올 상반기 남녀 고용률 격차는 21.7%포인트로 최근 6년새 가장 적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확실히 이번 정권 들어 여성들의 취업이 잘되고 있기는 하다는 얘기네요. 그런데 취업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져가고 있다니 무슨 일이죠?
<기자> 문제는 바로 30대에 있습니다. 남녀 고용 격차는 30대가 되면서 급격하게 벌어집니다. 무려 34.3%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까 기업들이 남자를 10명 뽑을 때 여자는 6~7명 정도밖에 안뽑는다 이런 얘깁니다. 4~50대에도 여성들의 고용격차가 상당합니다만 30대에 유독 심한 이유, 예상하셨겠지만 이유는 역시 출산과 육아문제 때문이라고 하죠.
30대 가운데에서도 기혼인 여성과 남성의 고용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1분기에 45.5%포인트 격차에서 올해 1분기에는 47.8%포인트로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앵커> 30대가 되어서 여성들이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취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 확실히 증명이 됐네요. 제도적으로 여성들의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정책들이 많이 강화가 되고 있지만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30대 기혼여성이 취업시장에 뛰어들지를 못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국가적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큰 손실이죠. 게다가 전문대 이하 학력을 가진 30대 기혼녀의 경우에는 5년전보다 격차가 훨씬 더 벌어져서 이제 같은 상황의 남자 10명이 취업할 동안 그 절반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앵커> 정부가 경력단절 여성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도입하고 있잖아요. 시간선택제 일자리같은.. 이런 정책에 따른 성과는 없었나요?
<기자> 물론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40대 이후 여성들의 고용률은 아주 소폭이나마 개선이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결혼한 40대는 5년전보다 취업이 더 힘겨워졌다는 점입니다. 40대 남녀 고용격차가 좁아진 계층을 보면 미혼녀는 5년새 그 격차가 크게 줄었는데, 기혼녀는 오히려 소폭 늘었거든요. 이 부분은 다소 우려스러운 대목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위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와 같은 정책을 내놨는데, 미혼녀들이 오히려 활용을 하고 있다면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것일수도 있거든요.
<앵커> 그뿐만이 아니죠. 40대 넘어서 취업하는 여성들이 좋은 직업을 갖기 어렵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관리자 비율이 80%가까이 더 많은 반면, 여성은 서비스 종사자나, 단순노무 종사자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월급으로 바로 영향을 미쳤는데, 남성비율이 높은 직종은 230~620만원, 여성비율이 높은 직종은 160~240만원이었습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여자라고 교육을 더 못받는 것도 아닌데 일하는 직종이 이런식으로 나뉘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국가적으로도 손실이죠.
<앵커> 이런 부분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다시 취업을 하는 제도만으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네요. 뭔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출산하고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 다시 직장을 갖는게 아니라, 출산후 바로 직장으로 복귀해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옳은 지적입니다. 여러분 혹시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세계에서 뒤에서 4등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세계에서 가장 애 안낳는 나라 하면 다섯손가락 안에 우리나라가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싶습니다. 출산은 안하는데 대체 왜 경력은 단절되는 걸까요.
<앵커> 듣고보니 그렇습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가 단순히 출산과 육아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기업들의 채용관행 자체가 여성을 꺼려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게 문제가 아닌지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 비중은 지난 2012년 73.1%를 기록한 이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줄어서 오는 206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절반도 안되는 지경에 이르게 될 걸로 분석되고 있거든요. 생산가능인구수로 세계에서 200위까지 밀려나게 된다는 얘깁니다. 우수 여성인재들에 대한 적극적인 채용이 필요해보이고요. 여성들이 기업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와 관행의 개선이 지금부터 준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리를 좀 해보겠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여성과 남성의 취업격차가 약간이나마 줄어들고 있지만, 결혼한 30대 여성의 경우에는 취업하기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고, 그나마 취업하는 직종도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인 것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경력단절 여성은 많은데, 출산율은 뒤에서 네 번째라고 하고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기자> 앞서 살펴봤듯 결혼과 자녀양육에 들어가는 시기에 여성들이 노동시장을 벗어나지 않도록 돕는 정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전후 휴가라든지 육아휴직제도, 양육수당과 보육비 지원과 같은 제도들이 실질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겠고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경우도 시간선택제로 새로 채용을 하는 차원을 넘어 여성들이 시간선택제와 전일제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선택할 수 있도록 전환을 돕는 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여성채용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쟁력 자체가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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