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혈병으로 숨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직원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간 조정위원회가 보상에 대한 최종 권고안을 내놓았는데 너무 피해자 입장만 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조정위가 내놓은 최종 권고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천억 원 규모로 책정된 보상 금액입니다.
반도체 공장 업무와 백혈병 발생 간의 인과 관계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천억 원이라는 거액도 모자라 심지어 재원이 고갈되면 삼성전자가 다시 채워넣어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이같은 보상금 산정에 대해 조정위는 뚜렷한 근거를 내놓지는 않은 상황.
산재 보상법은 외면한 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눈으로 보여 주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엉뚱한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현창종 / 노무법인 광장 대표
"도의적인 책임으로써 `지위`가 갖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만을 갖고 천억 원이라는 기금을 출연하도록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일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억 원 출연으로 세워질 공익법인의 이사진 7명이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이들로만 꾸려지는 것 역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보상 당사자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반도체 관련 전문단체조차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여기에 이사회가 추천한 옴부즈만 3명이 사업장 내부를 점검할 수 있다는 조항은 경영권 침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특히 조정위가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물질을 무작위로 뽑아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아예 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도 도가 지나쳤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백혈병 사망 직원 보상 문제.
최근 삼성전자의 전향적 태도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가 싶더니 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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