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한 여파에 증권업계도 `매도` 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업황 부진을 알고도 매수 의견을 고집하다, 대규모 적자를 확인한 뒤에야 또 뒷북 보고서를 내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종학 기자!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사가 기록한 지난 2분기 손실액은 모두 4조 7,509억 원.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만 3조 318억 원, 삼성중공업도 1조 5,481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조선업체들의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우려에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추거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HMC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우려에 추가 하단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 매도 의견을 냈고,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 주식을 팔아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이번 매도 보고서들은 실적이 이미 알려진 뒤에 나와 참고자료로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이미 지난달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분기 손실을 언급했지만, 국내 증권사 가운데 실적 발표 이전에 매도 보고서를 내놓은 곳은 유진투자증권 한 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중립이나 시장수익률로 유지한 채 목표주가만 낮추거나, 일부 증권사는 아예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등 오히려 투자 판단을 흐리게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기업 눈치보기와 소극적인 보고서 생산 관행에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손실 우려가 불거진 뒤 기관이 내다판 1천억 원의 물량 가운데 절반을 개인이 사들였는데,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주가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 사태 당시에도 매도 의견이나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커버리지 종목에서 제외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매수 위주 관행 속에 투자자보호는 물론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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