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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무엇보다 3년만의 컴백이니까, 활동을 많이 할 예정이에요. 아직 부족하지만 가수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어떤 스케줄이라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바쁘게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해요.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이런 일들에 목말라 있었나봐요. 해보니까 더 욕심도 나고요. 오랜만의 음악방송 무대에 긴장하기 보다는 행복을 많이 느껴요.”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 `천무 스테파니`에서 솔로 디바 ‘스테파니’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프리즈너(Prisoner)’에서 그는 장기인 춤 보다는 보컬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늦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스러운 목소리는 어떤 에너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제가 노래로 돌아왔으니까 노래를 잘 불러야 되잖아요. 또 잘 불러야만 하는 노래를 받았기 때문에, 보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노래가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게 가장 좋죠. 천상지희 때는 대중성 있는 음악을 못했던 것 같아요. 팝송 위주로 어려운 곡을 많이 했어요. 천상지희 음악은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어서 그런지 곡이 좋다는 얘기에도 목이 말랐었나봐요.”
스테파니는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걸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로 데뷔했다. ‘천무 스테파니’라는 예명대로 무대를 춤으로 가득 채우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모았으며, 당시 인기였던 SBS 예능프로그램 ‘X맨’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미모, 노래, 춤, 예능감...빠질 것이 없는 실력파 걸그룹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멤버들과 함께 하는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천상지희’의 무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멤버들은 공연 등 각자의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음악에 도전하며 멤버들 없는 활동에 외롭지는 않았을까. 스테파니에게 있어 멤버들의 빈 자리를 가요계 선후배들이 채워주고 있었다.
“사실 활동을 시작하면서 ‘동떨어진 이방인’일까봐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3년동안 아리랑 라디오를 했던 결과물이 여기서 좋게 반영되나봐요. 라디오 DJ를 하면서 알게된 후배들을 음악방송에서 많이 만나요. 생각보다 가족적인 분위기예요. 앞으로도 선후배사이의 끈끈함이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음악방송을 열심히 해야겠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제가 뭐라고요. 그럴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조언을 듣는 입장이거든요. 다만 후배들이 필요할 때 늘 그자리에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후배들이 선배라고 느낄 수 있게 되는게 먼저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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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 동안 학업과 라디오DJ활동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정숙자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다. 춤 실력, 가창력, 연기력이 모두 필요한 뮤지컬, 종합 예술에 대한 경험은 스테파니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잠시 뮤지컬을 했어요. 그때 1인 7역을 해야했는데, 캐릭터들 사이에서 연령 차이가 많이 나는 연출이어서, 보컬을 많이 찾아서 연구해야 했어요. 그때 많이 배웠죠. 보컬은 뮤지컬때 연습하던 방법대로 연습해요. 본인이 본인 목소리를 모니터링하는게 가장 빠르거든요. 연습실에 매번 갈 수 없으니까 집에서 꾸준하게 보컬 연습을 했어요. MR을 받아서 휴대전화에 녹음하는 거예요. 어머니가 오페라를 전공하시고, 심지어 가르쳤던 분이시거든요.그래서 지적을 많이 해주세요. 그게 도움이 많이 됐죠. 제 성대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아요.”
‘프리즈너(Prisoner)’는 미국과 독일 작곡가들에 의해 탄생한 레트로 팝 스타일 업 템포 음악에 K-POP 멜로디가 조화된 곡이다. 처음 듣는 순간 귀에 콕 박히는 경쾌한 후렴구와 흥미로운 스토리가 담긴 가사가 세련미를 더한다.
“1년동안 준비를 엄청나게 했어요. 처음 들었을 때 오리지널 데모의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한국에는 없는 그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가사 연구도 많이 했어요. ‘프리즈너’의 가사가 어렵잖아요. 행복할 수도 없고, 슬플 수도 없고. 그 복잡한 심정을 담으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노래 부를때 많이 힘들었어요. 발성 자체는 편하게 했는데, 가사 전달이 가장 어려웠어요. 또 그 모든걸 3분짜리 노래에 담으려고, 1년동안 노래가 몇 번이 엎어졌는지 몰라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제 스스로도 성장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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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The New Beginning`으로 솔로 활동의 시작을 알렸던 스테파니는 그 후 3년간은 무대가 아닌 다른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떨쳤다. 5살 때 부터 시작했던 발레를 꾸준히 연습하며 그는 지난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에 입학했다. 인터뷰 중에도 학업과 학교에 대한 열정과 고뇌는 그를 예술에 심취한 학생으로 보이게 했다.
“그동안은 학업에 집중했죠. 사실 저는 하루도 쉰 적이 없어요. 어느 곳에서 꾸준히 일을 하면서 지냈어요. 학교 자체에 일이 많아서, 학업과 라디오를 병행하는 것 만으로도 하루가 금방 가요. 뮤지컬 할 때도 그랬고요. 항상 무언가를 하면서 바쁘게 지냈어요. 가만히 멍때리고 시간을 보내는 걸 싫어하는 편이거든요. 제가 생각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또 스물아홉이라는 나이가 생각이 더 많아질 때잖아요?(웃음)”
데뷔 10년 차, 하지만 대중에게 보이는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지는 못했다. 활동기만큼 긴 공백기를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스테파니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내보였다. 이번 활동을 시작하며 들었던 “언니, 기다린 보람이 있어요”라는 팬의 말이 기억난다고 말하며 그녀는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우리 팬, 대단한 분들이죠. 늘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전 그쪽으로는 굉장히 노력파예요. 사실 SNS는 팬들을 위해서 하는거예요. 조용히만 살고 있으면 기다려주는 팬들께 너무 무심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대중음악이잖아요. 대중분들을 위한 음악이니까, 활동할 때는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요. 소통을 하면서 그때그때 팬들의 피드백을 받는 일도 좋아요. 많은 분들이 함께 수고하셔서 완성도 높게 잘 만들어진 곡이라서, 팬분들도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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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는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 흥미와 재능을 가졌다. “제가 잘 할 수 있다면 부모님이 주신 재능은 썩히고 싶지 않아요”라는 그의 말은 정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예술 자체를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것들을 한다고 해서 한 쪽을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어요. 물론 맡은 일에는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야겠죠. 요즘엔 만능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하잖아요. 많은 분들이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고요. 제게는 그게 무용과 대중음악이 된 거죠. 취미 생활로는 글도 쓰고 있어요. 느낀 점들을 쓰는 건데, 부정적인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합리화할 수 있게 하는 글을 써요. 제가 원래 성격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추구하는 편이에요.”
이번 디지털 싱글 ‘프리즈너(Prisoner)’로 대중 앞에 나섰다.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을까. 음악과 무용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열정도 드러낸 스테파니의 목표에 대해 궁금해졌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려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 하잖아요.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도 그렇고요.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방면에서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러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할거예요. `스테파니가 춤도 잘 추는데, 노래도 잘 하는구나. 또 대중예술 뿐만 아니라 순수 예술도 하고, 학업에도 집중을 하는구나. 노력하면서 사는구나` 라고 대중분들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티스트 스테파니’라는 평가를 받는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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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차, 스테파니는 강산도 변하게 한다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데뷔 때와 같은 열정으로 무대를 꾸미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스스로의 미래를 그는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까.
“10년 후에도 가수와 무용은 꾸준히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와 같은 길을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공과 힘을 가진 사람이 되고싶어요. 미국 발레단과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지금까지 함께 일한 분들과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지금의 저도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좋은 관계들을 이어가서,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작은 기회라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일을 할때 어떻게 방향을 잡고 시작해야할지, 누구를 만나야 할 지 몰라서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경우를 보면 너무 안타까워서요.”
“또 작곡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작곡을 하기까지의 시간은 굉장히 오래걸리겠죠. 정말 먼 훗날의 일일테지만, 그 곡을 다른 사람에게도 들려주고 선물할 수 있다면 더 좋고요.”
2015년의 하반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스테파니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20대의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처럼 보였다. 많은 일들을 겪으며 쓰여진 그의 20대 마지막 장이 ‘프리즈너(Prisoner)’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글쎄요. 서른 살은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앞자리 숫자가 변하는게 많이 서럽고 두려운 일인가봐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의 저는 그동안 제가 알게 모르게 겪은 일들로 단단해진 사람이잖아요.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미래가 더 밝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더 밝은 사람이 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삶의 업다운은 또 있을테고, 그걸 예상할 수도 없겠죠. 제 생각에 저는 평범하게 살 팔자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타고났으면 즐겨야지 뭐 어쩌겠어요. (웃음)”
스테파니는 1시간 남짓한 인터뷰에 임하며 내내 유쾌하게 웃었다.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긍정의 에너지가 그가 원하는 예술로 대중에게도 전해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일단 프리즈너 활동을 잘 소화하는 게 3년만에 가진 컴백의 미션이죠. 음반활동을 할 때는 음반활동을 열심히 하고요. 매 순간 행복을 찾고 있으니까, 서른 살이 되어서도 그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을 거예요. 인생에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남았잖아요. 그러니까 천천히, 하루를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서른살이든, 마흔살이든. 나이가 들었을 때 더 값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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