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금융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바로 과거 외환은행과 ING생명, 우투증권 패키지 등 잇따른 M&A 실패 사례입니다. KB금융이 이 같은 흑역사를 뒤로 하고 최근 M&A와 지분 투자 시장의 중심에 서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다음달 1일 하나·외환 통합법인의 출범을 바라보는 KB금융의 심경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각종 왈가왈부에 더해, 자산 338조의 최대은행 탄생,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부분도 있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외환은행과 한집 살림을 할 뻔 한 당사자가 바로 KB였기 때문입니다.
외환은행 인수 실패, 성사 직전 무산된 ING생명, 일부 패키지에 마이너스 가격을 써 고배를 들어야만 했던 우투증권 인수 실패 등 M&A 흑역사의 악연은 질기기만 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지분 인수에 성공했던 카자흐스탄은행은 막대한 손실과 경영진의 징계로 되돌아 왔을 뿐입니다.
M&A에만 나서면 상흔을 남겼던 KB가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어느 덧 8개월 차에 접어든 M&A·회계·전략의 최일선에 몸 담았던 새 수장의 취임과도 그 궤를 같이합니다.
<인터뷰> A은행 전략담당 고위 임원
“윤종규 회장 M&A, 재무, 전략 능력 이런 부분, 인품 등 여러가지가 있는 데 윤종규 회장 높게 평가한다. 잘 맡겨 두면 KB금융 진짜 좋은 은행 만들어 갈 것 같다”
가격 이견으로 답보상태였던 손보사 인수협상에 윤종규 회장이 직접 나서 문제의 맥을 짚고 오랜 M&A 현장 노하우를 접목하자, 막혔던 현안이 풀리기 시작했고, 이후 순항의 출발점이 됐다는 것입니다.
손보사 편입 이후 KB금융은 플랫폼과 자사 브랜드가치를 활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인수해 놓은 KB캐피탈과의 복합상품 개발, 여기에 KB생명과의 교차판매 등 시너지 창출에 매진중입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일회성 비용을 제하고도 경쟁 금융지주사와의 순익 격차를 크게 줄이는 등 주축인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영업현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대목입니다.
손보 인수 성공과 계열간 시너지, 주축 계열인 은행의 경쟁력 회복에 이어 향후 M&A 결과에 따라 KB금융의 M&A사에 최대 이슈로 꼽힐 만한 대우증권 인수전이 차례를 대기중입니다.
순위권 밖인 KB투자증권과 결합할 경우 바로 마켓리더로 치고 나가는 것은 물론 은행·보험·증권·카드로 포진되는 막강 포트폴리오 구축, 시너지·수익창출을 모색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중레버리지, 건전성 요인 등을 감안해도 자금동원에는 문제가 없는 가운데 인수후 ROE개선, KB 중장기 전략과의 부합성, 적정 인수가격 등이 결국 관건으로, 인수전 최종 참여 여부를 판가름 짓는 주요 변수들입니다.
증권 M&A외에도 지분참여가 확정된 인터넷은행의 경우 각 계열과의 연계는 물론 현재 4~5위권인 KB카드의 볼륨과 ROE 개선, 해외에서의 성과 창출 구상 등이 더해집니다.
<인터뷰> KB금융 전략담당 고위 관계자
“전략적으로 카드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역전의 기회 노리는 것이고 아멕스 등 미국에서 카드사 성공사례 3개사 정도 있는 데 카드사가 하는 인터넷뱅킹의 ROE가 가장 높다”
트라우마에 가깝던 M&A 실패가 쇄신의 거울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계열 외에 자산운용·캐피탈, 저축은행, 부동산신탁 등에 이르는 주요 계열들과도 거미줄처럼 얽히게 될 증권사 인수가 KB금융 M&A의 흑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방점이 될 수 있을 지.
증권 계열 M&A와 함께 그 이후에나 KB가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이는 해외금융 M&A·지분인수 등 일련의 행보는 향후 리딩뱅크의 향배는 물론, 업권내 지각변동 구도를 점쳐볼 수 있는 주요 단초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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