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썰물…정부는 "괜찮다"

입력 2015-09-02 17:19  

<앵커>

G2 리스크로 세계 경제지형이 흔들리면서 한국을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의 흐름도 심상치 않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계속해서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7월 한달간 국내 주식,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49억 4,000만 달러, 우리돈 약 5조 8,000억 원입니다.

지난 2013년 6월, 당시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긴축적 통화정책 발언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급속하게 유출된 이후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한국은행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진단하지만 8월에도 외국인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에만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103억달러, 채권시장에서 42억달러를 합쳐 우리 돈으로 17조원이 이탈해 당국의 해명이 무색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더 강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입니다. 대외불안이 이어지면서 신흥국 시장에서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원화가 흔들리고, 자본 유출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중국을 비롯한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경기 흐름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외국인 자본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아직까지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다른 신흥국가와는 다르게 양호하고 대외자산도 많아지고 있어 원화의 체력이 전보다 강해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꾸준히 "여러 여건상 미국 금리가 인상돼도 한국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는 상황 인식에 빠질 경우 급격한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외환건전성이 다른나라와는 차별화 됐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그런 부분에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게 필요하고..."


미국,중국과의 경제외교를 강화해 공동 대응하는 한편 `거시건정성 3종 세트`처럼 급격한 자본유출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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