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2-2 크로아티아. 이승우 멀티골을 앞세운 국가대표축구대표팀이 크로아티아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이승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이승우(FC 바르셀로나B)는 할머니가 지켜보는 앞에서 누구보다 빼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그동안의 골 갈증도 시원하게 풀어버렸다. 하지만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한 경기였다.
최진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U-17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에서 열린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축구대회 크로아티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이승우가 혼자서 두 골을 몰아넣는 멀티골 맹활약을 펼쳤지만 종료 직전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2-2로 아쉽게 비겼다.
간판 골잡이 이승우를 왼쪽 측면 날개공격수로 내세운 최진철호는 나이지리아와의 첫 경기 1-1 무승부 아쉬움을 털어버리기라도 하듯 매우 날카로운 공격력을 전반전부터 자랑했다.
이승우의 측면 드리블도 켱쾌했고 유주안의 공간 침투도 적절했다. 42분, 이승우가 재치있게 왼쪽 풀백 박명수에게 찔러준 역습 기회에서 유주안이 크로아티아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누가 봐도 3박자가 완벽한 선취골 순간이었다. 하지만 유주안의 오른발 방향전환 슛을 크로아티아 골키퍼 네비스티치가 기막히게 몸 날려 잡아내고 말았다.
이 안타까운 장면을 접어두고 후반전을 시작한 한국 선수들은 단 3분만에 멋진 선취골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 주인공은 역시 이승우였다.
박명수의 패스를 받은 이승우가 공을 몰다가 이어준 공을 미드필더 김정민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크로아티아 골문을 두드렸다. 여기서도 골키퍼 네비스티치가 슛을 막아냈지만 어느 틈엔가 달려들어간 이승우가 그 공을 잡아놓고 왼발 돌려차기로 그물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이 기쁨을 관중석에 앉은 할머니와 나눴다.
이승우의 활약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곧바로 4분 뒤에 유연한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그는 자신이 얻은 이 절호의 승리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성공시켰다. 이승우 멀티골. 멀티골 활약에 활짝 웃는 이승우의 표정이 빅버드를 수놓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오 바시치 감독이 이끌고 있는 크로아티아도 저력의 팀이었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U-17 FIFA(국제축구연맹) 남자월드컵 본선에 오른 팀이기 때문이었다.
0-2로 끌려가던 크로아티아는 딱 7분 뒤에 만회골을 터뜨렸다. 한국 골키퍼 안준수가 1차 슛을 막아냈지만 위치 선정이 좋은 무사의 2차 슛까지 걷어낼 수는 없었다. 한국 수비수들이 위험 지역에서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밀어내는 집중력이 모자랐던 것이다.
그래도 한국선수들은 2-1의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에 또 한 번 집중력이 흐려진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89분, 크로아티아가 왼쪽 코너킥을 짧게 연결했고 이 공은 곧바로 반대편으로 낮게 깔려 전달됐다.
흐름을 중간에 끊을 수도 있었지만 몸을 날려 걷어내는 수비수 한 명 없이 그대로 솔도의 밀어넣기가 허무하게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 선수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솔도가 뒤로 돌아들어간 움직임이 돋보였지만 그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수비 역할 분담을 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남았다.
이승우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6일 브라질과 마지막 경기를 통해 역전 우승을 노릴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였다. 다음 달 17일 칠레에서 개막하는 17세 이하 남자월드컵에서 같은 B조에서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브라질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평가전 기회는 없다고 할 수 있다.
※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축구대회 결과(9월 4일 오후 8시, 빅 버드)
★ 한국 2-2 크로아티아 [득점 : 이승우(48분), 이승우(53분,PK) / 무사(60분), 솔도(8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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