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도무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 한 달 동안 8조원 가까이 늘면서, 우리 경제에 걱정거리를 더하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8월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09조6천억원. 지난 한 달 새 7조8천억원이 늘었습니다.
올해 4월과 6월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까지 내놨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가계대출이 오히려 지난달 보다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계부채가 재기를 노리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9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객들의 대출 목적을 조사했더니, 주택을 구입을 위한 것이란 대답은 34%에 그쳤습니다.
오히려 기존 대출금 상환과 생계자금 때문이라는 답이 42%였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 또 생활비가 없어 빚을 낸다는 얘기입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금리 인상 역시 막대한 가계부채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76%는 변동금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소비는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이근태 LG경제연구원 박사
"최근 가계부채가 워낙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소비나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가계부채 지표가 우리나라의 건전성을 판단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부채의 질을 관리하는 단기처방에서 벗어나 이제는 부채 총량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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