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R&D 지원 '규모 늘었지만 효율은 별로'

입력 2015-09-20 02:46   수정 2015-09-20 22:25


김재원 의원 "대기업 편중·컨트롤타워 부재" 문제 지적

정부의 화장품 R&D 예산 지원이 매년 늘고 있지만 상품화 성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예산 편성이 대기업에 치우쳐 있고 각 부처가 체계 없이 제각각 지원사업에 나서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산업진흥원은 2011년 55억원, 2012년 69억원, 2013년 100억원, 2014년 120억원을 화장품 R&D 지원 예산으로 집행했다. 최근 4년 동안 2.1배가 증가한 셈으로 총액은 344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학연구소 등을 제외한 화장품기업에 지원된 금액은 161억3,300만원이다. 업체별로 보면 LG생활건강이 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아모레퍼시픽이 9억8,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코스맥스 8억400만원 △코리아나화장품 7억3,200만원 △내추럴솔루션 6억원 △지에프씨 5억6,000만원, △네오팜 5억5,000만원 △바이오스펙트럼 5억2,400만원 △콧데 4억 8,000만원 △한국콜미 4억원 순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의원은 "R&D지원예산이 중소 벤처기업보다 화장품 대기업에 편중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자체적인 연구개발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보다는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위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기업에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실제 △4억원을 지원한 아모레퍼시픽의 `기술융합통한 피부줄기세포 항노화연구` △3억2,600만원이 집행된 코리아나화장품의 `적정 온도유지 화장품 포장 용기` 및 `MIRNA 함유제형 개발연구` △5억5,000만원이 투입된 네오팜의 `피부내 카나비노이드 수용체 활성조절제 개발` 및 `오메가 하이드록시 지방산을 이용한 세타마이드 계열화장품 원료개발` 등이 상품화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전체 86개의 연구과제 중 48개가 상품화되지 못하면서 성공률은 44%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과제가 상품화되면 보건산업진흥원이 그에 해당하는 기술료를 받아 R&D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는 구조를 감안하면 낮은 성공률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이와 함께 김재원 의원은 화장품 R&D사업을 정부 부처별로 우후죽순으로 전개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꼬집었다. 보건산업진흥원 외에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의학연구원,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화장품 R&D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컨트롤 타워가 없고 부처 간에 화장품 연구개발 사업을 비밀로 하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부처별로 진행하고 있는 화장품 R&D 지원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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