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파생상품시장 시카고상업거래소(CME Chicago Mercantile Exchange)은 1989년 시카고 낙농업자들이 버터, 달걀 등 해마다 불규칙한 농축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설립된 거래소로 출발 한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 뉴욕상업거래소(NYEMX) 인수합병으로 파생상품시장의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합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만도 에너지, 농산물 등 8개 상품군에 총 1000여종이 넘습니다. 우리나라도 파생상품시장 개설은 100년 이상 미국보다 늦었지만 거래량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1996년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시장을 개설한 이후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불과 10여년만에 파생상품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고속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파생상품시장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로 지난해 세계 12위로 밀렸습니다. 정부는 자본시장의 투기적 거래방지를 이유로 코스피200 옵션 거래승수 인상, 옵션 매수전용계좌 폐지와 주식워런트증권(ELW) 규제 등 잇따른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파생시장뿐 아니라 현물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개인투자자 보호차원에서 국제적으로 유례가 없는 선물옵션 기본예탁금을 대폭 인상하고 투자자 사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파생상품 양도차익 과세는 국내파생상품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정부의 잇따른 파생상품 규제의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도이치증권의 옵션쇼크,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 거래 의혹과 한맥투자증권의 파산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제는 잇따른 규제가 낳은 풍선효과입니다. 장내 파생상품 규제로 국내투자자들의 해외 파생상품 직접 투자가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2015년 8월 기준 국내투자자의 해외파생상품 직접 투자는 월평균 1천940억달러에 달해 최근 5년새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해외 주요 파생상품의 경우 초기 증거금이 낮고 국내보다 레버리지가 높습니다. 정부는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겠다며 금융투자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아직도 파생규제의 부작용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가 개인투자자들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국내 파생상품시장 규제를 강화했지만 오히려 국내투자자들은 해외로 내몰아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고 국부를 유출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