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전례 없는 이번 사태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에도 유무형의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2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이 이번 사태로 감당해야 할 가장 확실한 손실은 우선 막대한 리콜 비용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18일 폭스바겐그룹이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눈속임했다며 제타, 비틀, 골프, 파사트, A3 등 디젤 승용차 48만2천 대에 대한 리콜 명령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리콜 비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도 관련 조사 방침을 밝히고 있어 줄줄이 리콜 사태가 이어질 경우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배출장치 조작이 의심되는 EA 189 타입 엔진 차량이 1천100만 대라고 밝혔다. 이 차량들이 모두 리콜 대상이 될 수있는 것이다.
EPA의 발표 이후 폭스바겐은 해당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해 안 그래도 부진한 미국 시장 판매도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무부 역시 조사에 착수하는 등 각국에서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사가 완료돼 조작이 입증되면 폭스바겐은 차량 1대당 3만7천500달러씩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원)의 천문학적 벌금을 내야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65억 유로(약 8조6천원)의 충당금을 쌓아놓았다고 밝혔지만 만약 벌금이 최대 수준으로 확정되면 이같은 충당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조사를 통해 회사 내 어느 선까지 조작에 연루됐고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되면 책임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벌써부터 이사회 퇴출 이야기가 나오는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있을 긴급 이사회에서 감사 통보를 받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소비자들의 소송도 줄이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폭스바겐을 상대로 25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친환경 차인줄로만 알고 폭스바겐을 구입했는데 기만 당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조사가 완료되거나 리콜을 통해 차량 성능이 저하한다면 전세계에서 추가 줄소송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그간 쌓아온 폭스바겐의 `완벽` `신뢰` 이미지가 훼손된 것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이다.
단순히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폭스바겐이 일부러 당국과 소비자를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태가 불거진 이후 폭스바겐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반영한 것이다.
독일 증시에서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21~22일 이틀 연속 18% 이상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3분의 1가량 증발했고, 23일 증시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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