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사람 없어서 못 뽑는 일자리도 있다

이근형 기자

입력 2015-10-06 09:38  

<기자> 갈수록 일할 곳 찾기 힘들다는 요즘,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 여러분들은 아십니까?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중요한 건 바로 선택과 집중! 블루오션을 공략하면 답이 보이겠죠. 오늘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직종들을 알아봤습니다.



<앵커> 오늘은 우리 취업준비생들이 궁금해할만한 소식을 들고 나오셨군요. 확실히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제2의 IMF가 아니냐 라고 할 정도로 취업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기자> 요즘 우리나라에서 일자리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아마 직접 취업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 청년구직자 여러분들이 몸소 체감할 겁니다. 경제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미래를 섣불리 예측하기가 힘들다보니 사람 뽑기를 주저하고 있고요.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의 경제상황 역시 좋지가 않아서 우리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그렇다보니 올해 들어 취업자 수가 수치적으로도 급격히 줄고 있는 게 사실이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말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1년전보다 53만명 늘어났는데요. 지난 8월 현재 전년대비 취업자 수 증가는 그 절반도 못미치는 25만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취업자 수가 줄고 있는 것도 고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일자리의 질에 있습니다. 비교적 고용환경이 안정적인 정규직보다는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채용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경기가 어렵다보니 기업들이 정규직으로 사람을 채용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얘기겠죠. 우리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정말이지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가 없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한가지 주목해봐야 할 점이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도 어떤 기업들은 사람이 없어서 채용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기업들은 사람이 필요해서 실제로 열심히 사람을 찾고 있는 데도 사람을 못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전부터 여러차례 지적돼 온 중소기업 미쓰매치 현상을 예로 들을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찾아도 찾아도 없으면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까요. 다름아닌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 최근 인력수급 현황을 보면 전체 채용에서 내국인 채용은 전보다 줄고, 외국인 채용은 비중이 다소 높아지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우리 청년들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인데 그나마 비어있는 일자리마저 외국인들에게 내어주고 있다고 한다면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업들이 열심히 사람을 찾고 있는 직종이 있다고 아까 설명을 해주셨는데, 어떤 직종입니까. 우리 청년들이 알아두면 취업하기 수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지금부터 제가 설명드리는 직종들은 기업들이 열심히 구인활동에 나섰음에도 사람을 못구하고 있는 직종입니다. 먼저 운전 및 운송관련직, 운전기사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고요. 식품가공관련직이나 화학관련직, 섬유 및 의복관련직, 재료, 기계관련직, 문화예술디자인방송관련직에서는 미충원율이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에서 운전 및 운송관련직이나 섬유 및 의복관련직, 또 음식서비스관련직이나 보건의료 관련직은 한국인 근로자를 찾기가 어렵다보니까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서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송 관련직이면 우리같은 사람들도 포함이 되나요? 우리쪽은 사실 경쟁률이 엄청 치열한 걸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죠. 단순히 사람이 없다 라는 게 이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고요. 적합한 사람이 없다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교육 및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연구관련직종, 문화예술디자인 방송관련직, 정보통신관련직, 관리직.. 이런 직종들은 원하는 수준의 근로자를 찾기 어려워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직종은 대졸이나 석사 이상의 학력을 원하고 있고, 2년~10년 사이의 현장경력을 원했습니다. 또 국가기술자격법상 ‘기사’ 정도의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앵커> 방금 얘기한 직종들은 그러니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가 없는 게 아니라 구직자들의 수준이 기업들의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금융보험관련 전문가, 사회복지 상담 전문가, 디자이너, 이미용이나 관련 서비스 종사자의 경우가 업계에서 기대하는 능력수준을 갖춘 구직자가 많이 없어서 인력충원이 안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였습니다.
반면 경비나 청소관련직, 미용과 숙박, 여행과 오락, 스포츠 관련직, 음식서비스관련직, 화학관련직, 식품가공관련직, 또 환경, 인쇄, 목재, 가구, 공예 생산단순직은 특별히 근로자에게 기대하는 경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충원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사실 근로자들이 일하고 싶다고 해도, 기업에서 주는 임금이 너무 적다든지, 복지혜택이나 여러 가지 근로조건이 입맛에 맞지가 않아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 같거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력이 충원되지 못하는 이유중 37% 이상이 이렇게 근로조건이 구직자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였습니다. 또 기업들이 요구하는 학력이나 경력, 자격 수준에 적합한 사람이 없는 경우가 26.8%였고, 기업은 사람을 찾고 있는데 그 직종 자체를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21%로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근로조건이 안맞아서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는 어떤걸 말하는 겁니까? 단순히 월급이 기대에 못미친다 이것만 해당이 되는건가요?


<기자> 예를들어 일하는 곳이 섬이나 격오지에 있다든지 하는 경우도 근로조건이 맞지 않는 경우겠죠. 일하는 시간이 너무 늦거나 교대근무가 심해서 일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다거나 하는 경우도 해당이 될테고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생산관련사무원, 간호사와 치과위생사, 또 영업원, 상품중개인, 청소원, 가사도우미, 청소나 식당 종사자, 건설구조 및 마감관련 기능종사자, 금형과 공작기계조작원, 금속가공, 화학고무, 플라스틱제품 생산기 조작원, 그밖에 제조업체의 단순종사자들의 경우는 근로조건이 구직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안맞는 대표적인 직업들이었습니다.



<앵커> 근로조건이 안맞는 경우는 우리 기업 관계자분들이나 아니면 정책을 세우시는 분들이 참고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방금 설명해주신 직업들의 경우에는 3D업종인 경우가 많잖아요.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들인데.. 한마디로 이 직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있는데 조건이 안맞다 이런 얘기잖아요. 좋은 조건만 바란다고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더 근로조건이 향상될 수 있다면 이런 일자리들도 채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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