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암중·고등학교가 급식비를 횡령 의혹에 휩싸였다.
충암중·고등학교는 앞서 지난 4월에 교감의 막말논란이 불거졌던 학교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교감은 `급식비 안냈으면 먹지마라`는 말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막말논란 때 충암고 학생들은 교내 급식 상태에 대해 한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재학중이던 학생들은 교내 급식이 "열량 폭탄에 기름으로 떡칠이 돼 있다", "후식으로는 빵 세겹에 잼을 발라서 빵가루를 묻혀 튀겨준다. 아예 설탕으로 범벅돼 있어서 불 붙이면 잘 탈 것 같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학생은 "(먹다가) 다 버린다. 나가서 먹었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후 약 6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 변한 건 없었다.
충암고 교사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솔직한 심정과 내부상황을 폭로했다.
충암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 "충암학원의 회계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 시설이 정말 열악하고, 환경이 정말 안 좋다. 이번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계기가 돼서 학교 공사비 같이 규모가 큰 분야까지 감사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충암고 교사는 "만두튀김 같은 거 나오면 검정 기름 가루들이 많이 묻어나오곤 했었다. 학생들이 먹어야 될 식자재나 이런 것들을 빼돌려서 횡령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쌀이나 김치 같은 것도 30% 이상 부풀려서 위탁 운송, 배송을 위탁업체랑 계약한 것처럼 꾸몄다"고 증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교육청에서 위생상태 점검이 나오면 매년 최하위권이었다. 학생들한테 배식되던 밥과 반찬의 양도 항상 턱없이 부족해가지고 급식이 이루어질 때마다 난리였다"면서 "밥과 반찬이 다 떨어져가지고 급식당번을 하는 학생들이 이리저리 막 뛰어다녔다. 음식을 구하려고. 조리실에도 가고 조리원들한테 가서 더 받아오고. 이게 하나의 풍경이었다. 거의 끝에 배식받는 아이들은 못 먹는 경우도 가끔 발생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충암고 교사는 "6월 초에 교육부로부터 조치 명령이 내려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교감선생님에 대한 어떤 적절한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교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축출과 징계에 대한 논의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변한 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4일 "충암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 급식 운영 전반의 문제점들과 최소 4억1035만원의 횡령 의혹을 적발했다"며 "학교장·행정실장·용역업체 직원 등 관련자 18명에 대해 파면 요구 및 검찰 고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충암중·고교는 납품받은 식재료를 빼돌리려고 종이컵과 수세미 등 소모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고, 식용유는 반복해 재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 1억5천400만원에 달하는 식자재 비용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충암고 교사 폭로, 학생을 가르친다는 학교에서 이게 뭔일이야", "충암고 교사 폭로, 이게 학교야?" 등의 격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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