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헬로하지 못한 헬로비너스, 문제는 소속사에 있다

입력 2015-10-09 11:11  

<p align="justify"> </p><p align="justify">사진 출처 - 헬로비너스 페이스북

</p><p>걸그룹 헬로비너스가 지난 7월, 다섯 번째 미니앨범 `난 예술이야`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그런데 정작 기자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 모두, 3개월이 다 지나도록 이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올해 초 내놓은 `위글위글` 역시 마찬가지다. 몇 번 귀에 들리는 듯하다가 끝났다. 계속 이런 식이다. 두각을 보이기는커녕 노래가 나왔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갈 지경이다. 예전 귀여운 콘셉트의 헬로비너스에서 지금은 섹시 콘셉트로 바뀐 건 확연히 보인다. 이게 잘 먹히질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소속사 변경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헬로비너스의 원 소속사는 그룹 `애프터스쿨`의 소속사로 유명한 플레디스와 판타지오가 합작 설립한 트라이셀미디어.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헬로비너스를 만들기 위해 조직된 태스크 포스 개념으로 보면 된다. 이 프로젝트가 헬로비너스의 2012년 데뷔 후 2년이 되던 지난 2014년 부로 종료되었고 멤버들은 판타지오로 옮기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멤버 유아라와 윤조의 탈퇴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플레디스와 판타지오는 기획사의 성격부터가 다르다. 플레디스는 가수에 초점을 맞춰 오디션부터 연습생을 거쳐 그룹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에 기반을 둔 기획사다. 이에 반해 판타지오는 연기자 위주로 구성된 연예 기획사. 그러한 토양에서 가수를 키워내기란 일견 어색해 보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소속사 변경과 동시에 탈퇴한 멤버, 유아라와 윤조도 탈퇴하고 싶어서 탈퇴한 게 아니다. 유아라의 경우, 최근 웹드라마 <연금술사>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것과 관련해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기 때문에 헬로비너스를 떠난 게 아니다. 내 의지하곤 상관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유아라와 함께 탈퇴했던 윤조는 뚜렷한 연예계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데뷔 초 귀여운 이미지로 인기를 독차지하던 멤버의 행보 치고는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헬로비너스로서는 듣기 거북한 소리일 수 있겠지만 요즘의 하락세는 인터넷 유행어까지 만들었다. 네티즌 사이에서 열심히 하지만 뜨지 않는 걸그룹만 모아 만든 단어가 있는데 헬로비너스가 여기에 등장한다. 걸그룹 라니아, 헬로비너스 그리고 베스티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 `라헬베`가 그것이다. 당사자들이 알지는 모르겠지만 온라인상에선 `이미 안 뜨는 걸그룹`의 고유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헬로비너스 멤버 개개인의 능력 여하와 상관없이 생겨난 불명예라는 점에서 멤버가 아닌 소속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기자와 팬들의 생각이다. 없다가도 있는 게 인기라지만 현재 어떠한 이슈 메이킹도 할 수 없는 문제의 원인은 판타지오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헬로비너스가 주목받지 못하는 걸그룹에 속해 있지만 가능성만큼은 웬만한 인기 걸그룹 못지않다. 아니, 오히려 낫다. 가수로서의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걸그룹을 논하자면 시간이 모자랄 지경의 지금 상황만 봐도 그렇다. 팬들은 `오늘 뭐 해`를 부르며 콘서트장을 휘젓던 헬로비너스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리고 팬들 역시 오래 기다려주지는 못한다. 예전 모습을 구현하는 걸 넘어 그룹을 제대로 살려주느냐 못 살려주느냐는 전적으로 판타지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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