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한 '실리 축구', 쿠웨이트 원정 경기 승리

입력 2015-10-09 13:13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노리고 있는 슈틸리케호가 2차 예선 반환점을 돌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사진 = 한경DB/아우크스부르크/레퀴야)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노리고 있는 슈틸리케호가 2차 예선 반환점을 돌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손흥민과 이청용의 빈 자리를 우려했지만 철저하게 실리 축구를 추구하며 소기의 성과를 가져온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11시 55분 쿠웨이트시에 있는 S.C.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구자철의 선취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겨 4전 전승(14득점 0실점)으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두 명의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빈 자리에 각각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레퀴야)를 내세운 슈틸리케호는 경기 내내 템포 조절에 신경을 썼다.

슈틸리케 감독의 실리 축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무리하게 덤비지 않는 경기 운영이었다. 손흥민이 뛸 때처럼 다미나믹한 측면 드리블과 역습의 속도를 주문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이청용이 뛸 때처럼 유연한 방향 전환 드리블을 요구하지 않은 것이 핵심이다.

특히, 카타르 리그에서 뛰는 남태희가 손흥민과 비슷하게 박진감 넘치는 드리블과 공간 침투를 해낼 줄 알지만 이상할 정도로 개인 드리블을 자제시켰다. 무리하게 측면 드리블 공격을 고집하다가 공 소유권을 빼앗길 경우 쿠웨이트의 탄력 넘치는 공격수들에게 우리 수비 뒷공간이 휑하게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을 꿰뚫어본 슈틸리케 감독의 안목이 돋보인 것이다.

손흥민과 이청용으로 상징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가 빠졌다고 해서 그들의 대체자로 들여보낸 선수들에게 무작정 따라하기를 시키고 뻔한 공격 흐름을 펼쳤다가는 오히려 상대의 의도로 말려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 1분 정도가 지나며 후반전 교체 선수 지동원이 오른쪽 옆줄 가까운 곳에서 측면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쿠웨이트 선수들의 협력 수비에 막혀 공을 빼앗겼다. 이 공은 곧바로 반대쪽으로 넘어가 날카로운 역습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쿠웨이트 후반전 교체 선수 유세프 나세르보다 먼저 달려나와 몸을 아끼지 않고 공을 쳐내지 못했다면 90분이 넘도록 승점 3점을 지켜내기 위해 취했던 여러가지 조치들이 단번에 무너져내렸을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흐름 속에서 역습 패스 한방을 얻어맞지 않기 위해 비교적 느린 템포의 경기 운영을 주문한 것이었다. 철저한 실리 축구를 선택한 것이고 이는 보기 좋게 맞아떨어졌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12분에 선취골이자 결승골이 터진 것도 실리 축구를 완성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인 셈이었다.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온 권창훈이 정확한 오픈 패스를 왼쪽 측면으로 달려가는 박주호에게 넘겨주었고 여기서 자로 잰 듯한 크로스가 올라왔다. 석현준 뒤에서 골 냄새를 맡은 구자철이 기막히게 이 공의 궤적을 간파하고 머리를 써서 끝낸 것이다. 그야말로 한방 그 자체였다.

후반전에 구자철이 만들어낸 역습 기회에서 추가골이 터질 것 같았지만 쿠웨이트 골키퍼 압둘가푸르가 구자철의 오른발 감아차기와 권창훈의 오른발 돌려차기 순간에 슈퍼 세이브 실력을 뽐내며 버텼다.

한국 선수들은 쿠웨이트 선수들이 동점골을 뽑기 위해 조급한 공격을 전개할 때 과감한 가로채기를 통해 역습 기회를 여러 차례 얻어냈지만 결코 덤비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돌렸다. 무리한 공격을 감행하다가 너무 쉽게 공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조금 템포가 느리더라도 확실한 연계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이러한 지점이 슈틸리케호의 실리 축구를 설명한 셈이다.

부상으로 이번 원정 경기에 빠진 손흥민과 이청용을 무작정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없을 때 팀 컬러를 확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명승부였다.

이제 슈틸리케호는 13일(화)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비교적 홀가분한 평가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다음 달 12일 오후 8시에는 수원 빅 버드로 G조 꼴찌 팀 미얀마를 불러들여 대승을 노린다.

※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예선 G조 경기 결과(8일 오후 11시 55분, 쿠웨이트 시티 S.C. 스타디움)

★ 쿠웨이트 0-1 한국 [득점 : 구자철(12분,도움-박주호)]

◎ 한국 선수들

FW : 석현준(76분↔지동원)

AMF : 구자철, 권창훈(88분↔이재성), 남태희(63분↔한국영)

DMF : 기성용, 정우영

DF : 박주호, 김영권, 곽태휘, 장현수

GK : 김승규

- 경고 : 정우영(23분), 김영권(47분), 구자철(53분), 석현준(70분)

◇ G조 현재 순위

한국 12점 4승 14득점 0실점 +14

쿠웨이트 9점 3승 1패 12득점 1실점 +11

레바논 6점 2승 2패 4득점 4실점 0

라오스 1점 1무 3패 2득점 14실점 -12

미얀마 1점 1무 3패 2득점 15실점 -13

◇ 한국 대표팀 다음 예선 일정(11월 12일 오후 8시, 수원 빅 버드)

★ 한국 -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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