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중국발 쇼크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실적이 흔들리고 있다.
12일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와 톰슨 로이터 집계 결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4.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의 지난 9일 기준 추정으로는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약 5.5% 줄어들어 2분기(-0.7%)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되면 금융위기(2009년 2분기와 3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게 된다.
지난 8월부터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신흥국 경제가 극도로 불안해진 것이 기업 실적에도 반영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가치는 하락한 것도 글로벌 기업에 부담을 줬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S&P 500 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곳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 감소했다.
특히 3분기 원유와 가스 가격 급락 등에 따라 3분기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무려 65%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에너지 회사 엑손모빌은 3분기에 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감소할 전망이고, 셰브론과 슐륨버거도 각각 73%, 48%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분기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추락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이익 감소율이 영국의 로열 더치 셸 51%, BP 62%,프랑스 토탈 40%, 중국의 페트로 차이나 52% 등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가 발표한 3분기 주당 순이익은 7센트로, 예상치(13센트)에 크게 미달하는 등 원자재 관련 기업들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 경기 부진은 글로벌 기업 실적으로 바로 나타나고 있다.
KFC와 피자헛 등의 식당 체인을 거느린 미국의 얌브랜즈는 3분기 주당 순이익이 1달러로 예상치(1.07 달러) 보다 작었다고 발표했다.
중국 매출이 예상치(9.6%) 보다 크게 낮은 2%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프랑스 전력제품 유통업체 렉셀은 3분기 중국 시장 약세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으며 앞으로도 상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펩시는 달러 강세로 인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영국계 맥주회사이지만 매출의 70%를 신흥시장에서 거두는 사브밀러는 3분기에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 감소했다.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도 달러 강세 탓에 3분기에 주당 1.06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예상(주당 2센트 손실) 보다 훨씬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2,600명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의류업체 갭(GAP)도 지난달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총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1% 감소했다며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기업들은 이런 3분기 추세를 반영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듀폰사는 올해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3.10 달러에서 2.70 달러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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