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역할 모르고 지원"…시름에 빠진 청년들

이근형 기자

입력 2015-10-22 10:33  




"인턴으로 일하면서 커피타기, 신문 가져오기 같은 단순업무를 주로 담당했어요"

23세 대학생 A씨는 자신의 인턴경험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2030정책참여단과의 인터뷰에서다. A씨는 채용공고에 인턴의 정확한 업무가 나와 있지도 않았다며 이런 업무를 담당할 줄 알았다면 아마 다른 곳에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세 휴학생 B씨 역시 금융기관 인턴을 경험하면서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B씨는 실적이 좋은 인턴은 정규직 직원이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고 주변에 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등 열심히 일했지만 결국 정규직 전환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B씨는 "처음부터 정규직 전환 조건이 없다고 명시했다면 무작정 실적만 올리기보다 직무를 배우는 데 더 집중했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기업들의 인턴제 운영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인턴 채용공고에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들이 제대로 명시되지 않아 채용되고 나서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의 제2기 2030정책참여단이 지난 7월부터 두달간 매출 상위 200대 기업과 공공기관의 인턴 채용공고 267건을 분석한 결과 채용공고 총 267건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48건(55.5%)이 임금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또 채용공고 가운데 58.1%는 세부적인 담당업무를 명시하지 않았고 61%는 근무시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채용공고의 35%는 인턴이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인턴재직시 향후 정규직 채용에서 우대한다고 밝힌 기업들 가운데 39.5%는 어떤 부분에서 우대를 하는지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이 어려운 청년 구직자들로서는 기업이 정보가 불확실한 채용공고를 내더라도 응할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2030정책참여단 강동진씨는 "인턴들에게 막연하게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단순업무나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고용기관은 인턴들에게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직무능력을 쌓을 수 있는 업무를 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장은 "인턴채용시 임금, 직무, 채용관련성 등 정보가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돼야 청년들의 효율적인 구직활동이 가능해지고 회사는 보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년위원회는 청년이 인턴 구직활동 과정에서 공고를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가칭)인턴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인 고용노동부와 지속 협력해갈 예정이며, 기업과 공공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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