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기업환경조사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189개국 중 4위로 역대 최고 순위에 올랐습니다.
실제 우리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영환경은 얼마나 개선됐을까요?
내수침체와 수출감소로 수익성은 떨어졌는데 정부는 투자확대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기업들의 현주소를 권영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기획재정부 주형환 차관이 27일 10대 그룹 CFO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4분기 과감한 투자를 요청하면서 내년 이후로 계획한 설비투자를 조기 착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주형환 / 기획재정부 차관
"설비투자, R&D투자, 건설투자 관계 없이 4/4분기에 당초 계획한 것은 물론이고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한다"
이에 앞서 기재부 송언석 차관은 건설사 CEO들에게 도로, 철도와 같은 SOC 사업에 투자를 늘리라고 당부했습니다.
경제가 호황기일 때 투자를 늘리는 건 쉬운 일이지만 최근 기업들 사정은 녹록치 않습니다.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는 형국입니다.
30대 그룹 계열사 3곳 중 1곳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30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내놓았지만 7개는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정부가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터뷰> 송원근 / 전경련 경제본부장
"신성장 동력에 투자를 해야 경제가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이런 법들이 국회 통과가 되지 않고 있어서 단기적 경제활성화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한국경제의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타결한 한중 FTA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비준이 늦어지면서 하루 약 40억원의 수출 기회를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정부는 수차례 수출대책을 내놓았지만 올들어 수출은 9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그 때마다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확대를 주문하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어 보입니다.
나아가 정부 시책에 따라 기업들은 돈 낼 일만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청년희망펀드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하고 있지만 준조세 성격이 짙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렇다면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환경조사에서 4위로 한단계 오른 배경은 뭘까요?
우리는 비효율적이고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매년 큰 감점을 받아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노동지표가 정량적 분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빠졌기 때문입니다.
<기자 클로징>
기업들이 불황기에 투자를 늘릴려면 규제에 쫓기지 않는 투자환경을 만들고 경직된 노동시장을 바꾸는 일이 가장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권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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