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공공기관 5곳 중 1곳 이자도 못갚는 '좀비기업'

입력 2015-10-30 06:30   수정 2015-10-30 11:00



금융당국이 최근 부실 민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공기업과 공공기관도 5곳 중 1곳꼴로 독자 생존 능력을 상실한 채 국민 혈세에 의존하는 `좀비`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벌닷컴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공기관 알리오에 2014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190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이 40개사로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활동으로 얻는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원가)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이자도 감당하지 못할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 부실은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시급성도 부각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시장형 16개사 중 5곳(31.3%), 준시장형 16개사 중 6곳(37.5%), 공기업 투자법인 38개사 중 11곳(28.9%) 등 전체 70개사 중 22곳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지난 2010년 65.47%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조선업체인 신아에스비는 지난 3년간 6,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자산의 6배가 넘는 1조8,400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이자비용이 매출액(340억원)의 6배가 넘는 1,954억원에 이르러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외부 차입이나 국민혈세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다.

또 대한석탄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투자한 알파돔시티자산관리, 한국전력이 투자한 신평택발전 등은 자본을 다 까먹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선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9,3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비용이 1조9억원에 달해 이자를 갚기에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도 지난해 2,1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자비용은 1,200억원 가량 더 많은 3,363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코레일로지스, 대구그린파워, 신평택발전, 켑코우데,코셉머티리얼, 에스알 등도 영업손실로 이자를 갚을 능력을 상실한 처지이다.

정부의 기금을 관리하거나 업무를 위탁받은 82개 준정부기관의 18.3%인 15곳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한국에너지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소비자원 등이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는 상태이다.

특히 한국환경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4곳은 적자 누적으로 정부 출연금을 다 까먹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기타 공공기관 38개 가운데 영업손실 상태인 곳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해울, 기초전력연구원 등 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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