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렬하고 뜨겁게 돌아왔다. 개러지 록 밴드 ‘이스턴 사이드킥’ (기타 고한결, 보컬 오주환, 베이스 배상환, 기타 류인혁, 드럼 박근창)이 2년 만에 발매한 새 앨범 ‘굴절률’에 대해 한국경제TV 와우스타와 이야기를 나눴다.
“엄청 강력해졌어요. 그 전에는 발라드가 좀 더 많았다면, 이번에는 음악 자체가 강해지고 톤도 정갈해졌죠. 저번보다는 좀 더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왔어요. 곡들도 저번보다는 발전했고, 방향을 잡은 느낌이에요. 1집 때는 영향을 받은 뮤지션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면, 이번에는 우리만의 색깔을 훨씬 더 많이 낸 앨범이에요.”
이스턴 사이드킥의 두 번째 정규 앨범 ‘굴절률’에는 타이틀 곡 ‘낮’을 포함해 ‘차’, ‘식은 쇠’, ‘장사’, ‘8’, ‘묽은 밤’, ‘이빨과 땀’, ‘88 ver.2`, ’굴절률‘, ’당진‘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이 정도면 됐지’하고 넘긴 곡이 하나도 없었어요. 한 곡씩 만족해가며 완성했어요. 끝내고 나니 헛헛한 마음이 커요. 맘고생을 많이 한 앨범이라서...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주변 분들이 좋다고 해주셔서 안심이 됐어요. ‘나올게 나왔구나’하는 마음이에요.”
2010년 첫 싱글 앨범 ‘흑백 만화 도시’를 발매하며 밴드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12년 8월에 발매한 정규1집 ‘the FIRST`, 2013년 발매한 EP `추월차로’를 통해 국내외로 ‘이스턴 사이드킥’의 이름을 알리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사실 급박하게 준비한 면이 없잖아 있어요. 노래를 빨리 못 쓰는 편이라서, 합주도 몇 번 못하고 녹음에서 툭툭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만든 부분도 있고요. 특히 타이틀곡 ‘낮’이 그랬어요. 또 준비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요. 궁지에 몰려서 쥐어 짠 ‘마지막 수’였어요. 하지만 급박하게 한 것 치고는 굉장히 잘 나온 앨범이에요.”
타이틀 곡 ‘낮’에는 “오래도 파는구만”이라는 후렴구가 반복된다. 밴드사운드의 화려한 리듬 속에서도 어쩐지 쓸쓸한 기분이 전해진다. 이스턴 사이드킥의 노래를 들으면 담담하고도 진솔한 이미지 덩어리가 귓가에 툭 하고 묵직하게 던져진다.
“가사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감정과 이미지를 적어뒀다가 잘 맞춰서 넣어요. 의미나 숨겨진 뜻은 없어요. 항상 그때그때 느끼는 생각들이 가사로 나와요. 1집 때는 상황 설명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좀 덜하다는 것이 달라졌죠. 그냥 들리는 대로, 듣고 싶은 대로 들으시면 될 것 같아요.”
이스턴 사이드킥은 앞서 ‘올레 뮤직 인디어워드’에서 ‘이 달의 루키’로,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에서 인기상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라이브클럽 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공연이 끝나고 환호성이 클 때 행복해요. 그 맛에 공연을 하죠. 유도하지 않아도 터져 나오는 비명을 들을 때, 사실 저희가 공연에서 관객들 반응과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관객이 신나면 연주하는 사람도 신나거든요. 관객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굳이 호응을 유도 하지는 않아요. 가만히 서 있는 사람한테 ‘춤 춰, 놀아’라고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저희 음악을 듣고 자연스럽게 반응해 주시는 게 좋아요. 그래서 더 영향을 받는 것 같기도 해요. 또 곡에 따라서도 영향이 있죠.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은 ‘식은 쇠, ‘차’예요.”
‘이스턴 사이드킥’이라는 밴드 이름이 인상적이다. 유래에 대해 묻자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고한결은 “사실 별 의미 없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만화책 ‘벡(BECK)’의 밴드 ‘몽골리안 찹 스쿼드’에서 영향을 받아, 밴드의 이름은 ‘이스턴 사이드킥’이 됐다고.
“하고 싶은걸 하는거요. 유행에 따라가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이제는 그냥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그런 면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싫은 것도 많고 거절도 많이 했는데, 다 놓쳐보니까 이제는 내가 조금만 양보하면 되겠지 싶어요. ‘락커의 가오’를 많이 따졌는데, 그런 면이 많이 없어졌어요. 허용 범위 안이라면, 주어지는 것들은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요.”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이스턴 사이드킥 멤버들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힘들죠”라고 말했다. 리더 고한결은 “물론 음악을 하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중학교 때 ‘자우림’ 노래를 들으면서 저렇게 공연을 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고요”라고 밝혔다.
“‘업’이라고 생각해요. 돈이 안 돼도 어쩔 수 없지 싶어요. 지키는 것 같기도 해요. 돈 되는 음악을 하면 그냥 음악만 하면 되는데, 돈 되는 음악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거니까. 다른 일을 해서라도 음악 하는 것 자체를 지키는 거죠. 멋 하나도 없고 힘든 일이에요.”
‘이스턴 사이드킥’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에 대해 묻자 리더 고한결은 “간단하고 육중한. 깨알 같은 디테일이 아닌 엄청 좋은 덩어리의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목표, 각오 그런 거 없어요. 사실 1집 때는 ‘잘 되면 좋겠다. 슈퍼스타가 돼야지’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 앨범을 내면서는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했으니 들어봐라’하는 생각이 더 커요.”
마지막으로 이스턴 사이드킥은 “‘마지막 수’라는 각오로 열심히 공들여 만들었어요. ‘식은 쇠’는 정말 좋아요. 이 노래는 자신 있어요. 어디 가서도 안 질 것 같아요”라며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이브 잘 하는 밴드라는 평가를 받고 싶죠. 최종적으로는 명반을 내는 위대한 밴드가 되고 싶어요.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되지 않을까요.”
‘위대한 밴드’를 꿈꾸는 이스턴 사이드킥은 이번 앨범 ‘굴절률’의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오는 12월 11일 홍대앞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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