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머리털 이야기- 7]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입력 2015-11-05 14:07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대머리 남성은 종종 `강한 남자`로 묘사되곤 한다.
영화 `왕과 나`에서 태국 왕 역할을 맡았던 故 율 브리너는 반들반들한 머리를 가진 남성성이 중후한 멋진 배우였다.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범죄를 다룬 스릴러나 조직 폭력배가 등장하는 누아르 영화에도 대머리가 한두 명씩 꼭 끼어있다.
대머리 남성이 강하다는 추측의 의학적 근거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관련이 있다. 안드로겐은 대머리가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미국의 해부학자 해밀턴(Hamilton)에 의해 밝혀졌다.
그는 사춘기 이전에 거세 한 사람이 대머리가 될 유적적인 배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세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부족하여 탈모가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알아냈다. 성인이 돼 거세한 사람은 탈모가 있는 경우라도 탈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 사람들에게 안드로겐을 다시 투여하면 탈모가 발생했다.
좀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탈모의 직접적 원인은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다. DHT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2차 대사물로 이 DHT가 모낭을 공격하여 머리가 빠지는 것이다.
사실 탈모의 주범은 유전자이다. 즉 가족 중에 대머리가 있으면 항상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남성호르몬은 잠자던 대머리 유전자를 깨운 촉매제였을 뿐이다. 안드로겐이 호르몬은 모낭을 수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모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 흡연, 과도한 음주, 운동 부족, 식습관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항간에서는 대머리로 서러움을 느낀 사람들이 심적인 위안을 받고자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는 속설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머리카락은 한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미적 포인트임이 분명하다. 영화 속의 율 브리너처럼 멋진 배우를 떠올리며 강한남성성 때문에 탈모가 발생한다고 자위할 수도 있지, 실제로 내원하는 대부분의 탈모 환자들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낮은 편이다.
만약 이미 탈모가 진행됐다면 자신의 생활습관을 한번 되짚어보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물론 어떤 유형의 탈모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탈모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탈모는 한번 시작되면 완치가 매우 어려운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탈모도 잡고 성기능에 대한 심적 자신감도 키우는 지름길이다.
도움말=박상훈 메디코스클리닉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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