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중간 개표 결과 보니…수치, 대통령 선거 출마 못하는 이유는?

입력 2015-11-10 08:00  




역사적인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70)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개표 초반 집권 여당을 크게 앞서며 단독 집권을 향해 바싹 다가가고 있다.

미얀마 현지 일간 미얀마타임스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오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까지 발표한 초반 개표 결과에서 NLD는 개표가 완료된 하원 48석 가운데 45석을 휩쓸었다.

군부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선관위 공식 발표와 별도로 NLD는 자체 집계를 통해 강세 지역인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하원 전체 45석 중 44석과상원 12석 전부 등 총 56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치러진 이번 자유 총선에서 NLD는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 이상을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 집권할 수 있게 된다.

미얀마에서 지난 1962년 군부 독재자 네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반세기 넘게 지속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번 1차 발표를 시작으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하루 6차례에 걸쳐 중간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 이달 중순 발표된다.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NLD 당사 앞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은 채 당의 승리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빗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개표 전광판을 지켜본 지지자들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듯 춤과 노래로 자축했다.

과일을 파는 텟 파잉 우(24)는 AP통신에 "`어머니 수`(수치 여사 애칭)가 이길 것이다. 이겨야만 한다"며 "만약 NLD가 이기면 우리나라에 더 많은 자유가 생길 것이고, 우리나라와 우리 삶이 모두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NLD와 집권 여당도 일찌감치 NLD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날 선관위 1차 발표를 앞두고 윈 흐테인 NLD 대변인은 "전체 의석의 70%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체 전망치를 발표했으며 흐타이 우 USDP 의장 대리도 "우리가 졌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수치 여사도 이날 당사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 가능성을시사했다.

수치 여사는 이어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대진영을 자극하는 언동을 삼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NLD가 단독 정부를 출범시키더라도 수치 여사는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한 개정 헌법 조항에 따라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는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선거 전 인터뷰에서 "NLD가 승리해 대통령을 내면 자신은 `대통령직 위의`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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