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마음이 아파 못 보겠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입력 2015-11-16 10:32   수정 2015-11-16 11:19

<p>사진출처-퍼스트룩</p><p>
</p><p>두근두근 첫 출근.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을 제치고 언론사에 입사한 도라희(박보영).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멋진 정장, 하이힐, 내 이름으로 된 명함, 그리고 폼나는 사원증. 이제 잉여가 아닌 사회에서 쓸모있는 사람이 됐다. 필자 역시 첫 출근을 하며 떨렸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p><p>
</p><p>와장창. 어디서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였으면 좋으련만 얇디 얇은 유리멘탈이 깨지는 소리. 명함과 사원증을 받아들고 기뻐하기도 전에 하부장의 고함이 들려온다. 도라희의 글은 가루가 되도록 까인다. 나름대로 신중을 기하고 몇 번이나 고쳤을 글이지만, 하부장(정재영)의 맘에 들지는 않는다. 지금 필자가 쓰고 있는 이 글도 얼마나 까이고 데스크의 승인을 받을지 모를 일이다.</p><p>
</p><p>사진출처-퍼스트룩</p><p>
</p><p>영화 속 하부장은 끊임없이 "열정만 있으면 못할게 뭐있어!"라고 말한다. 과연 첫 출근 하던 날의 열정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장인은 열정 말고 무엇으로 버틸 수 있는 걸까. 도라희는 이해할 수 없는 상사의 트집으로 관둘까 생각하지만, 그 순간 집에서 전화가 온다. "딸, 우리 자랑스러운 라희" 엄마의 전화에 관두고 싶다는 말을 억지로 삼키고 다시 회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항상 힘이 됐던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가 마음의 짐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p><p>
</p><p>상사에게 탈탈 털린 도라희는 사람 꽉 찬 퇴근길 버스안에서 한숨을 푹푹쉰다. 그때 울리는 월급 문자 소리. 퇴사 위기가 올때마다 통장에 꽂히는 월급. 어쩌면 이렇게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때 월급이 들어오는지. 신입사원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열정이 아니라, 이제는 부담이 되어버린 가족의 기대와 통장을 스쳐가는 100만 원 남짓의 월급이라는 것. 이 영화가 현실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p><p>그게 영화건, 드라마건, 소설이건 간에 웰메이드라 불리는 작품에는 핍진성이 담보되어 있기 마련이다. 핍진성은 판타지 장르에도 통용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필자가 이 영화에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것은 신입사원의 애환을 스크린 안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 속 캐릭터에 감정이입하여 스크린 안으로 뛰어들게 했다면 그 영화, 어찌됐건 성공이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그렇다. 필자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내 생활을 찍어 놓은 것 같아 마음을 졸였고 짜증도 났고 위로도 받았다.</p><p>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데는 배우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정재영은 막무가내지만 부하직원을 아끼는 일명 `츤데레` 하부장의 모습에 완전히 빙의했다. 아울러 정재영의 애드립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어 웃음을 더한다. 실제로 박보영은 언론시사회에서 촬영 도중 정재영의 애드립이 많아서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나의귀신님`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보영도 편한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들의 연기가 마치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한 안정감을 보여준 덕에 이질감없이 감정이입할 수 있다.</p><p>이 영화는 영화 `인턴`과 드라마 `미생`의 중간쯤에 있다. `인턴`보다는 훨씬 솔직하지만, 미생처럼 현실의 냉혹함을 완전히 드러내지는 못했다. 특히 전하려는 메시지가 불분명한 로맨스는 오히려 영화의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을 준다. 또연예부 기자라면 거부할 수 없는, 결국 열정이라는 것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특종전쟁`이라는 요소가 영화 결말에 이르러 짜맞춘듯한 느낌을 주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신입사원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어 그 감정선만 쫓아가도 충분히 재미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마음이 아픈 영화다.</p><p>★★★★</p><p>
</p><p>MAXIM Says: 옆에 앉은 기자는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울었다. 영화 속 한 캐릭터에 몰입한 듯 보였다. 어쨌든 울렸으니 성공한건가?</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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