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리 "난 외국인 선수 아니다"…항변한 까닭은?

입력 2015-11-17 07:54   수정 2015-11-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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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우리 팀도 외국인 선수는 한 명만 뛴다고."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의 첼시 리(26·189㎝)가 혼잣말을 했다.

16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였다.

동료 외국인 선수인 버니스 모스비에게 "하나은행은 다른 팀들과 달리 외국인 선수 두 명이 함께 뛰는 효과를 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였다.

모스비가 답변을 시작하자 리가 조그만 목소리로 "우리 팀도 외국인 선수는 한 명만 뛴다"고 투덜댄 것이다.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얻은 리는 이번 시즌 국내 선수와 같은 조건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번 시즌 각 팀은 외국인 선수를 2명 보유하고 1명만 출전시킬 수 있지만 하나은행은 외모로는 외국 사람과 다름없는 리와 외국인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10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리는 시즌 평균으로는 평균 15.8점에 리바운드 12.2개를 잡아내며 득점 5위, 리바운드 1위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리의 혼잣말에 답변을 시작하려던 모스비는 "아, 맞아. 너 한국 사람이지"라며 웃음보가 터지는 바람에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옆에 있던 리는 모스비를 다소 원망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며 "우리 팀이 이런 문제 때문에 다른 팀들의 견제를 많이 받아야 했다"며 "삼성생명에는 20점 넘게 패하는 등 우리가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첫 경기에 시작 3분 만에 반칙 3개를 지적 받았을 때에 비하면 한국 농구에 적응을 많이 했다"고 자평하며 "앞으로 다른 팀들이 나에 대해 더 분석을 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나도 새로운 모습으로 2라운드 이후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이 부상으로 2라운드 말에나 뛸 수 있다"며 "샤데가 돌아오기 전까지 다만 몇 경기라도 출전할 수 있도록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야겠다"고 나름의 `외국인 선수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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