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시장, 따이공 더이상은 힘들다

입력 2015-11-17 09:14   수정 2015-11-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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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순부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한 화장품 따이공 무역이 중국 시장에서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이 시작점이고, 궁극적으로 거스르기 힘든 중국 화장품 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최근 이베스트 증권은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유통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따이공 무역의 쇠락을 세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베스트 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따이공 무역이 주춤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중국 정부의 정책과 중국 내 화 장품 유통채널의 변화, 그리고 로컬 업체의 성장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사라(팔아라), 그게 싫으면 세금이라도 내라

중국 정부는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정작 세금도 제대로 못 걷고 있다. 해외직구 및 화장품을 둘러싼 따이공 무역이 대표적이다. 따이공 무역은 관세를 납부하는 정식 수출도 아니고, 자가사용 목적인 해외직구로 보기에도 구매자가 행우세(화장품의 경우 50%)를 지불하지 않는다. 거기다 중국 내 소비까지 방해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는 하등 도움될 것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따이공들에게 불리한 정책들이 나온다. 지난 7월 20일 발표된 `화장품감독관리조례` 초안에 따르면 중국 내 화장품 수출을 위해서는 중국에 `책임 법인`을 지정해 품질 관리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으며, 무엇보다 위법 행위에 대한 법률 책임 항목을 매우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세금을 확보할 수 있는 B2C 해외직구 플랫폼에게는 전자상거래 시범도시 및 보세구를 선정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 결국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따이공 무역은 올해 중순을 기점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전통채널의 비중 약화, 온라인과 전문점(로드샵)들의 성장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소비자 욕구는 급격히 성장하는 반면 그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의 확산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화장품 시장에서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2008년 0.7%에 불과했던 화장품 온라인 유통 비중은 2013년 13.5%까지 증가했다

온라인 내에서도 과거 C2C(타오바오 등)보다는 B2C(티몰, 쥐메이, 러펑왕 등) 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 이유는 가짜 상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최근 B2C 플랫폼들이 보세창고를 이용한 해외직구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화장품 구매를 간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시범지역에 위치한 보세창고를 이용했을 때는 위생허가가 없는 제품들도 중국 내 배송을 통해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Gray Market을 줄이고 세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는 상태다. 따이공 대체자가 등장하고 있다.

#중저가 위주의 중국 내 로컬브랜드의 성장

중국 화장품 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로컬브랜드의 급성장이다. 로컬 업체들은 한국의 화장품 업체 연구원들을 엄청난 연봉을 주고 모셔가고 있고, 업체 인수 또한 활발히 검토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중국 화장품 시장점유율의 10위까지가 모두 글로벌 기업이었고, 10위까지의 기업들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됐다. 최근 로컬 기업들이 자금력을 동원한 R&D 투자 및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성장 중이고, 반면 로레알(L`Oréal)의 브랜드 가르니에(Garnier)나 레블론(Revlon)등은 철수한 상태다.

주요 로컬 업체 8개 회사의 2009년 중국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8%였는데, 2014년 기준 약 14.2%까지 올라섰다. 이 중 자란그룹이 2.8%의 시장 점유율로 가장 높다. 로컬 업체들의 특징은 대부분 제품 가격이 낮고, 인터넷광고 투자가 많고, TV 노출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많이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중저가 positioning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니, 따이공들이 주력하던 중저가 해외 상품들이 설 자리가 서서히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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