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직원들이 올해 임금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한데 이어 산업은행도 임금 반납을 추진합니다.
안심전환대출과 기술금융, 기업구조조정 드라이브에 이어 은행권의 고임금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당국의 압박에 또 다시 은행권이 몸을 움츠리고 있습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산업은행이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 반납을 추진합니다. 팀장과 부서장(2.8%), 임원급(3.8%)이 올해 연봉 인상분을 반납하고 홍기택 회장도 기본급을 내놓으며 동참했습니다.
앞서 KEB하나은행의 외환은행 노조도 올해 임금인상분 2.4%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9월 초 금융지주 회장들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연봉 반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경영 악화에 대비한 선제 노력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은행권 연봉 반납이 있었던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입니다. 당시 시중은행들은 5% 연봉인상분 반납, 산은 등 국책은행은 5%를 삭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임금 반납은 겉으로 드러난 이유와 달리 최근 금융권을 둘러싼 당국의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지난 1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금융개혁 최종과제로 공식화하면서 특히 금융사 스스로 변해야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여기다 희망퇴직 등 연말 대규모 구조조정설까지 나돌면서 은행원들 스스로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셈입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도입을 앞세워 은행권 임금 구조 손보기에 나선 상황에서 은행들 스스로 납작 엎드린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올 봄 안심전환대출을 시작으로 기술금융 활성화,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 카드까지 들고 나오면서 은행권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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