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헬로비전 직원들에게 2016년 11월이 불편한 속사정은?

입력 2015-11-19 16:58  

사진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a> MAXIM


연말이면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임직원에 자체 제작한 내년도 달력을 배포하기 시작한다. 종합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는 CJ도 이미 그룹 임직원들에게 내년도 달력을 배포했다. 그런데 기자가 입수한 이 달력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견됐다.

SK텔레콤이 내달 초 인수 인가 신청할 예정인 CJ헬로비전이 내년도 달력에서 2016년 `11월 CJ 대표계열사`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상 인수합병 시점인 내년 4월 이후엔 CJ헬로비전은 더 이상 CJ그룹의 식구가 아니게 되는 셈. 내년 11월에 이 달력을 보는 해당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보통회사 차원에서 배포하는 달력은 그룹 지주 회사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그 지주 회사의 담당 임원이 멍청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당장에 인수합병 논의가 오가는 계열사를 내년도 달력에 명기하는 안에 결재하진 않았을 터. 그렇다면 이번 CJ헬로비전 매각 건이 달력 제작과는 별도로 얼마나 급박히 전개되었는가를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이는 CJ에서 짧은 기간 안에 계열사 매각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작용을 할 거란 결론을냈을 거란 점도 예상하게 한다. CJ엔 과연 어떤 이익이 있기에 이번 인수합병 건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걸까?

사진 - 한국경제TV MAXIM


CJ헬로비전은 그룹 내에서 케이블 방송과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을 펼치고 있는 계열사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알뜰폰 포함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이 51.5%로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CJ E&M을 통한 문화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이 같은 인수합병은 재벌의 방송 진입을 막아놓은 `방송법`과, 통신사의 직접 사용채널 운용을 제한하는 `IPTV법`을 정면으로 위반한다. 그러나 이미 4년 전, 이동통신 업계 2위 KT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이미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실행에 옮긴 바 있다. 통신 재벌이 미디어에 영향력을 발휘할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만약 이번 인수합병 건이 성사된다면 자유 경쟁은 더욱 제한되고 자본의,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지배 구조는 더욱 그 틀을 공고히 하고 말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찬성이냐 반대냐의 이견 다툼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확히 법이 정해놓은 틀을 부수는 일이다. 방송은 공공재적 특성 때문에 높은 진입장벽과 규제를 두어 온 건데, 이 같은 법 근간이 이번 일로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

사진 - 한국경제TV MAXIM

그런데 이러한 이기주의는 비단 기업과 기업 간에서만 벌어지고 있진 않다. 한 CJ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최근 CJ그룹 사내 인트라넷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다름 아닌 CJ헬로비전의 한 이사. CJ 임직원들은 CJ헬로비전을 통해 알뜰폰을 이용하면 일정 비율 이상의 통신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혜택을 받는 직원들이 꽤 있었던 모양. 그런데 갑자기 SK텔레콤에 인수된다고 하니 다들 소스라치게 놀라며 헬로비전 직원들에게 문의 전화를 잇따라 해댔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다른 회사에 인수되네 마네 하는 얘기가 오가며 무거운 공기가 깔린 판국에 같은 식구라 생각했던 그룹사 직원들은 위안이 아닌 자기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한 헬로비전이사가 이같은 연락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고 만 것이다.

사진 - 한국경제TV MAXIM

안 그래도 11월은 1년 중 유일하게 휴일이 없는, 기운 빠지는 달이다. 그런 마당에 내년 11월에 달력을 보면서 묘한 감정에 사로잡힐 헬로비전 직원들의 기분이 어떨까? 그 어느 때보다 상생(相生)이 필요한 시점에 이처럼 기업을 빼닮아 집단 이기주의로 물든 임직원들 앞에서는 상생을 외치는 목소리도 결국엔 허공 속메아리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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