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에 대한 LG의 짝사랑, 이제는 끝내야 한다

입력 2015-11-20 10:13   수정 2015-11-22 21:38

LG 시절 라다메스 리즈(사진 = LG 트윈스)


롯데의 전철(?)을 밟은 필요가 있을까?

올 시즌 활약했던 우완 투수 헨리 소사와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와 재계약을 한 LG 트윈스. 남은 한 자리만 채우면 2016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이 완료된다. LG는 역시나 올 시즌 함께 했던 루카스 하렐에 대해서도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자원이 없다면 재계약도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어 있는 자리에 2011~2013년 활약했던 라다메스 리즈의 재영입을 추진했다.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충분히 고려를 해볼 만한 인물이다. 이미 리즈는 한국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기량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종료 후 피치버그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최근 리즈는 일본 라쿠텐과 대형 계약 성사가 임박했음을 알려왔다. 그 밖에 복수의 일본 팀들이 리즈와 접촉을 하고 있다. 만약 LG가 일본 구단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냉정하게 보면 2013시즌을 끝으로 리즈가 한국을 떠났을 때 LG와 재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LG는 매년 겨울 리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물론 대책 없이 리즈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리즈의 기량은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외국인 선수 한 명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

이미 외국인 선수 하나 때문에 충분히 농락을 당했던 구단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1999년 트라이 아웃을 통해 롯데는 1라운드에서 펠릭스 호세를 영입했다. 99시즌 호세는 폭발적인 타격을 선보이며 부산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팀을 한국시리즈로 견인하면서 롯데 팬들의 호세 사랑은 더욱 견고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듬해 재계약을 놓고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호세는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던 것이다. 당시 롯데는 호세에게 2년간 45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호세는 조 토레 감독과 친분 때문에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 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입장이라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롯데의 성적은 이듬해 곤두박질쳤다. 2001시즌을 앞두고 다시 호세에게 접촉했으나 그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무산 됐다. 그럼에도 호세의 대체 카드가 부진하자 시즌 개막 후 다시 호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팀은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호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기량으로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후 또 다시 호세는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또다시 재계약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우여곡절 끝에 호세와 재계약을 성사 시켰다. 문제는 약 한 달 후 발생했다. 호세가 롯데와 계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몬트리올 트리플A와 마이너 계약으로 이중계약을 한 것이다. 이후 호세는 연락이 두절됐고 끝내 한국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KBO는 MLB측에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MLB 측은 자국 리그를 우선으로 호세에게 그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KBO는 이사회를 통해 호세를 영구제명 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롯데가 암흑기를 보내면서 호세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청했고, 이사회에서는 대승적인 차원으로 징계를 철회했다.

호세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배신(?)으로 당시 롯데가 격어야 했던 외국인 농사 실패는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세는 2006년 다시 롯데로 돌아왔고 2007년 시즌 도중 퇴출 됐다.

여전히 호세는 롯데 팬들에게 사랑 받는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롯데 구단이 팬들에게 지탄의 대상이기는 했으나 프로 구단이 외국인 선수 한 명에 능욕을 당했다는 것이다. 분명 LG와 롯데의 사례는 다소 다르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 리그는 ‘봉’으로 전락을 했다. 기량이 매우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어느 덧 부르는 것이 값이 됐다. 이는 국내 구단들의 과열 경쟁이 만든 폐해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국내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너무 끌려 다니면 일부 선수들에게 매달린 결과물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뛸 만한 기량을 갖춘 외국인 선수는 한정적이다. 또한 국내 구단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구미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짝사랑 혹은 지나친 배팅으로 ‘호구’로 전락할 필요는 없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한정적이라고 하나 어려움 속에서 옥석을 찾아내는 것이 국내 구단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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