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년` 송유근(17·사진)군의 블랙홀 연구 논문을 게재했던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pJ:Astrophysical Journal)`이 송군의 논문 게재를 철회했다.
이 논문의 표절 논란은 이달 중순 불거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석재 교수가 2002년 아시아태평양이론 물리센터 겨울 학교에 발표자료(Proceeding) 형태로 발표한 논문을 표절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박 연구위원은 "송군이 이 자료를 토대로 중요한 편미분방정식을 유도한 것이 논문의 핵심인 만큼 표절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도 "왜 표절이라는 무서운 단어를 써서 매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유근이가 칼도마에 올라간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저널은 "송군과 박 연구위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제출한 블랙홀 논문이 2002년 박 연구위원이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많은 부분 그대로 사용하고도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논문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저널은 "2002년 프로시딩 인용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 동료 심사(peer-review)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저널의 결정을 수긍한다. 할 말도 없다. 제 큰 불찰은 13년 전 워크숍 자료를 인용하지 않은 것"이라며 "제가 시키는 대로 공부만 열심히 한 송군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논문 철회가 박사학위 논문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1년 졸업이 늦춰진 이상 다른 분야 논문을 추가해서 유근이를 더 나은 박사로 만들어 졸업시키겠다"고 말했다.
대덕연구단지 관계자들은 "언론이 최연소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대서특필한 뒤 표절 문제가 나오자 또다시 비판적 논조로 유근이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근이가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논문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군은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지 않고 있으며,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박 연구위원의 말에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타인의 성공에 대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려는 의식이 있다"며 "왜 교수가 송유근을 박사로 만들겠다고 하지? 박사학위는 스스로 연구하며 만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