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치킨 가격이 2만 원선을 돌파한 것과는 별개로 내년 닭고기 산지 가격은 1kg당 1,000원 미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육계관측연보`에서 "내년 1~2월 살아있는 닭의 산지 가격이 1㎏당 1,000원 아래로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0년 이후 닭고기 가격이 1000원 미만으로 폭락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닭값의 폭락은 공급 쪽에 원인이 있다.한 닭고기 가공업체 관계자는 "닭고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을 4~5% 정도로 집계하는데, 도축 물량은 그보다 2배에 육박하는 속도로 증가했다"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인 식품의 경우 공급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고 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불거진 닭고기 업체들의 `치킨게임` 탓이다. 닭고기 시장은 하림·올품 등 계열화된 닭고기 가공업체가 공급량의 90%를 차지한다. 2011년 이후 닭고기 시장에서 중소업체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진행되면서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생산 경쟁이 빚어졌다. 이에 시장점유율 10위권인 청정계는 문을 닫을 위기인 것은 물론, 5위권인 체리부로도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 마니커도 2011년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하림은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렇게 닭값이 떨어지는 만큼 최종 소비재로 나타나는 치킨의 가격도 떨어지는 것은 자명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2만 원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고 비판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높아졌다. BHC의 경우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272.3%, 네네치킨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138.1%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제품 판매가에서 재료비의 비중을 나타내는 매출원가율은 계속해서 떨어졌다는 점이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매출원가율이 네네치킨은 2011년 65%에서 작년 62.7%, BHC는 2010년 67.2%에서 2013년 65.8%로 떨어졌다. 닭고기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득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챙기고 가맹점주들은 비싼 가격에 재료를 공급받는다"며 "본사가 닭고기·기름·무·양념·포장지 등 식·부자재 구입 원가에 50%가량의 이윤을 더해 가맹점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닭 한 마리를 4500~4800원에 공급을 받고 있는데 본사가 제공하는 무·양념·젓가락 등을 더하면 닭 한 마리를 만드는 데 1만원가량 들어간다"며 "AI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안정적으로 재료를 공급받으려면 비싸면 비싼 대로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프랜차이즈 본사는 나름대로의 항변을 한다. 닭값 하락이 치킨 업체에 공급되는 닭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닭에 밑간을 하고, 자르는 등 가공한 닭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산지 가격과 가공한 닭의 가격이 연동되진 않는다"며 "닭고기 한 마리당 프랜차이즈 본사 마진은 1000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4000원쯤 주고 사온 닭을 가맹점에 5000원대에 공급한다는 말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한 네티즌은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땐 신나게 가격 올리다가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내릴 생각은 않는다"며 전형적인 거대 기업의 행태에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집에서 해먹을란다"(koco****), "2만 원 주고 사먹는 것도 이상하다"(fron****)며 소비자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