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은행 ‘산 넘어 산’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5-11-30 16:43   수정 2015-11-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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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첫 단추는 이미 끼워졌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은행이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일조할 수 있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임박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우선 짧은 준비기간 동안 기존 은행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만들어 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포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영업을 한다는 점은 인터넷 은행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은 기존 은행들이 이미 상당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인터넷 은행들이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더라도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터넷 은행을 도입하는 목적이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소비자 편의성 증진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 역시 이를 막을 마땅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인터넷 은행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데는 최소 4년, 누적결손에서 벗어나는 데는 최소 8년이 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은행의 경우 지배구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필요한데,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현재 인터넷 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50%까지 늘리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좀처럼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업을 주도하는 주체와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최대주주가 다른 구조에서 기존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한국카카오은행과 K뱅크은행은 카카오와 KT라는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각각 10%, 8%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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