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 종합 격투기. 그 근원이자 정점에 있는 UFC가 28일 한국에서 첫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출전한 7명의 한국인 파이터들과 국적만 일본인인 추성훈, 그리고 한국인 홀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한 전 UFC 챔피언 벤 헨더슨은 모든 것을 걸고 싸워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써내려갔습니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연호와 함성이 선수들의 사투와 반응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던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의 이모저모를 되돌아봅니다.
■ 최첨단 스포츠, 후진적 방송
UFC는 지난 2011년 FOX TV와 7년 7억 달러의 중계권료 계약을 맺었습니다. 연간 1억 달러 규모이며 40개 기준 대회당 250만 달러의 중계권료가 책정된 셈입니다. 폭스가 LA 다저스와는 경기당 200만 달러, LA 레이커스와는 180만 달러로 계약한 것을 참고하면 방송 콘텐츠로써 UFC의 가치는 메이저 스포츠에 근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UFC 대회이고 방송권을 가지고 있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투자한 만큼 최대한의 이익을 거두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경기의 매 라운드 사이에는 30초가량 광고가 나가고 그 이후 지난 라운드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리플레이 됩니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그러한 방송 포맷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UFC 서울에서는 리플레이가 나와야 할 시간에 광고가 화면을 덮었고 화면 뒤로 중계진의 리플레이에 관한 해설이 들려왔습니다. 방송사의 허술한 중계능력과 천민자본주의적인 행태에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본인이 응원하는 선수가 지난 라운드에서 보여준 멋진 장면들을 감상하는 건 경기를 시청하는 즐거움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방송사가 그것을 빼앗고 자신들의 잇속을 챙긴 거죠. 이 정도면 욕심이 조금 과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종합격투기를 대표하는 웰터급 랭킹 7위의 세계적 강자 김동현 선수가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중계진의 멘트가 함께 들렸습니다. 오디오가 겹친 겁니다. 김동현 선수의 승리 소감을 듣고 싶어 하던 팬들로서는 해도 좀 너무한다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방송콘텐츠라는 UFC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은 아마추어적인 운영이었는데, 해당 방송사는 실력에 비해 욕심만 많았던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글 / 격투 전문 칼럼니스트 이용수
편집 / 한국경제TV MAXIM 오원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