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길어지는 불황으로 올해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깊어지고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신용등급 강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회사채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올 한해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실적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11월 말까지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이 58개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인 63개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연말까지 등급 조정이 이뤄지면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는 외환위기 당시를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종은 건설업이 9개로 가장 많았고, 조선업과 기타금융업이 각각 5개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정유와 기계, 해운업에서 각각 세 곳, 항공과 유통 업도 각각 두 곳씩 신용도가 낮아졌습니다.
기업의 신용도가 전 산업에 걸쳐 나빠진 것은 세계 경기 회복 지연으로 실적과 현금흐름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기업 구조조정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악화된 재무구조가 드러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용악화에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기존 사실로 굳어지면서 회사채 금리와 국채 금리의 차이를 뜻하는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연말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곳 기업들이 앞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더 높은 금리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자금 흐름에 있어 악순환의 늪에 빠질 공산이 커졌습니다.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6조 1,000억원 대에 그쳐 2008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그만큼 꺼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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