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요양병원 인질범, 라이터 불붙이며 극도흥분…경찰 대응이 참사막았다

입력 2015-12-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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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요양병원 인질범, 라이터 불붙이며 극도흥분…경찰 대응이 참사막았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인질극 현장에서 경찰의 기민한 대응이 큰 피해를 막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인질의 안전에 중점을 두면서도 인질범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순식간에 상황을 제압했다.


9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허모(40)씨는 이날 오전 10시 18분께 동료 환자 김모(57)씨를 흉기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병원 건물에 특공대원 10명 등 경찰관 40여명을 투입, 주변을 통제하고 대응에 나섰다.


허씨는 병실 내부에 있는 옷장 2개와 냉장고를 병실 입구에 세워 바리케이드로 이용하며 경찰 등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다.


이어 인질로 붙잡은 김씨를 의자에 앉혀놓고 라이터용 기름을 자신의 몸과 인질에 뿌리며 흉기를 휘둘러댔다.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 2명은 다른 병실로 몸을 피했지만 여전히 김씨와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 환자가 병실에 남아 있었다.


경찰은 무엇보다 인질의 안전이 중요하다고 판단, 허씨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중점을 두고 대화를 시작했다.


1시간 넘게 대화를 했는데도 허씨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경찰은 그가 요구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주선했다.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 경찰 1명이 동행했다.


그러나 허씨는 불만을 호소하면서도 "시너, 담배, 소주를 요구했는데 왜 안 갖다주느냐"며 라이터의 불을 켜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허씨가 병원 복도로 나와 취재진 가운데 1명을 인질로 잡으려는 등 극도의 흥분을 표출하자 경찰은 상황을 길게 끌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인질극이 벌어진 지 2시간 반 가량이 지난 오후 12시 42분께. 병원복도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등을 보이는 인질범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허씨가 복도에 나왔다가 병실로 들어가는 순간 경찰들은 재빨리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허씨는 경찰의 진압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제압됐다. 인질도 무사히 구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질의 안전이 제일 걱정됐다"며 "잇따른 요구 수행에도 A씨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아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제압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무사히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인천 요양병원 인질범, 라이터 불붙이며 극도흥분…경찰 대응이 참사막았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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