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할머니 6명을 숨지게 하거나 중태에 빠뜨린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된 일명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모(82) 할머니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이 사건 국민참여재판 최종 의견진술에서 검찰은 "범행 방법이 잔혹, 대담하고 죄질이 나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또 "증거가 충분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이번 사건으로 마을이 파탄 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생명 존엄의 가치에 의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다"면서 "피해자를 위해서 정의를 실현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검사들도 피고인이 과연 범인일까에 의문이 들었지만, 피고인에 유·불리한 증거를 모두 모아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투었다는 피해자 등 진술, 피고인 옷 등 21곳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 피고인 집에서 메소밀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발견된 점, 범행 은폐 정황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검찰이 범행 동기, 농약 투입 시기, 고독성 농약 구입경로, 드링크제 병의 피고인 지문 등 직접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구형에 피고인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책임이 없다는 형사재판 기본원칙을 소개하면서 검찰 증거들의 허점을 집중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화투를 치다가 싸운 탓에 해당 할머니를 살해하고 나머지 할머니들도 몰살하려 했다는 것은 과도한 상상이다"며 "피고인의 사건 당일 행적이나 검찰이 제기한 범행 수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이 범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에 대한 행동분석 결과 등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안 된다"면서 "공소사실이 모순점이 많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변호인의 최후 변론에 이은 피고인 최후 진술 등을 들은 뒤 이날 오후 배심원단 평의·평결을 거쳐 판결을 선고한다.
7일 시작된 이번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핵심 쟁점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피해 할머니 2명, 최초 신고자, 행동분석 전문가, 수사 경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 전문가, 피고인 가족 등 모두 16명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앞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580여 건의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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