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기자의 궁시렁]잘나가는 화장품 업계, 2015년 상생과 갑질 논란 어디쯤 있을까?

입력 2015-12-14 00:18  



화장품 업계에 다시금 갑의 횡포 논란이 일 전망이다.

2013년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갖던 화장품 업계의 갑질 논란이 최근 화장품 기업들의 상생 정책 발표 등과 함께 다시 제기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기업과 대리점이 동반성장을 도모하자는 취지의 협약식을 갖는 등 상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화장품 업계의 갑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남양유업방지법`으로 불리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대리점거래 공정화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이 실효성이 없는 법안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화장품 업계에도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미 2002년 화장품 브랜드숍 탄생 이후 화장품 기업들이 자체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대리점과 주요 유통 밴더들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처벌 규정을 강화했지만 실질적인 대리점 영업 행위 존속 보호가 힘든 법안으로 현재 영업을 운영하는 화장품 대리점주들에게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일방적 통보와 무리한 할인 정책 등은 계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으며 방문판매 직원들 빼가기, 구입강제, 지역 쪼게기 등에 대한 문제는 2013년 대규모 집회 등으로 촉발되어 계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남양유업 사태 이후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들고 가맹사업법 개정, 대리점거래공정화법 통과 등 갑질 논란 종식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화장품 기업들이 자체 유통을 확대하고 직거래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대리점주와 가맹점주 등과 본사의 충돌은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3년 화장품 업계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아모레퍼시픽은 최근에도 방문판매 업자들의 본사 사옥 앞 집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약점의 방문판매원을 임의로 배치한 혐의로 당시 방판사업부장이 불구속 기소되는 등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울산, 부산지역 대리점 점주들이 본사의 일방적인 `길들이기식` 계약해지는 부당하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전히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경우는 멀티 화장품 브랜드숍 보떼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비슷한 컨셉의 직영 매장인 `투마루`를 오픈 구설수에 오른데 이어 새로운 보떼 운영 정책을 선보였지만 가맹점주들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화장품 방문판매 기업들이 유통망을 홈쇼핑, 온라인 등으로 확대하면서 사업자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으며, 화장품 브랜드숍들도 무리한 할인 경쟁으로 부담을 주고 있어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경기침체 등은 화장품 기업들에게 유통망 다각화라는 숙제를 주었고, 회사의 정책 방향이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힘들 때 함께 했던 사람들을 이렇게 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한 가맹점주의 말처럼 성장한 화장품 사업만큼 보여주기를 위한 상생, 일부만을 위한 상생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할 부분이다.

무조건 밀어주기식 상생은 문제다. 간혹 이런 부분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무늬만 약자인 자들도 있다. 때문에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고, 이를 만들고 지켜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관, 단체와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당연히 선두 기업이 있어야 한다. 세상에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화장품이 갖는 가치를 선두 기업들이 사업 전개 일선에서 한번쯤 더 생각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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