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본입찰이 일주일이 채 남지않은 상황에서 KDB대우증권 주가가 1만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올 상반기 1만 8천원에 근접했던 주가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인데요. 매각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종가기준으로는 1만7,950원 장중최고가 기준으로는 1만8,550원까지 올랐던 대우증권의 주가가 1만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하반기들어 ELS 손실 등으로 급격히 꺽인데다 기정 사실화된 미국의 금리인상, 사상 초유의 저유가 상황 등이 증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매각가의 대폭 하락이 점쳐집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 1억4000여 만주를 주가 1만원이 깨진 14일 대우증권의 종가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환산가치는 1조3,900억원 정도.
산업은행의 장부상 기재된 대우증권 보유 주식 가치 1조7,758억에 크게 못 미칩니다.
그나마 패키지로 매각되는 산은자산운용과 M&A시 고려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야 장부가 정도 수준의 매각가가 산출됩니다.
결국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당초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매각가가 생각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이 같은 인수가격 하락의 가능성은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그리고 KB금융지주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KB금융지주에 비해 실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증권과 미래에셋 증권에게는 인수가 하락이 상대적으로 보폭을 넓혀주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시장 가치 이상의 과감한 배팅에 나설 경우 이사회 등의 눈치를 봐야하는 KB금융은 오너들이 M&A를 진두지휘하는 한국증권이나 미래에셋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인수 이후 고가 인수라는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산은쪽은 주가 하락이 대우증권 매각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며 시장의 이런 해석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습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증권 주가 하락과 매매가격은 별개"라며 "시가대로 매각하려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회계상 적정 가격을 산정은 왜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또 이번 대우증권 매각이 현재 장부가 정도에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산은의 대우증권 지분 평균 매입 단가가 주당 7천원 초반인데다 그간 벌어들인 배당수익만 2천억원 이상인 만큼 손해날게 없다는 주장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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