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산다는 것, 보통사람으로 산다는 것, 중간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전부터 동양에서는 상류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류층(中流層)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중류층은 신분이나 생활수준이 중간 정도가 되는 사회계층이라는 의미로 경제적 개념뿐 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개념까지 포함된 말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경제적 관점이 더욱 중요시 되면서 `중산층`(中産層)이란 용어가 일반화 되어버렸다. 사실 서구사회에서는 `Middle Class`라는 말로 통칭이 하여 경제적 기준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기준이 더 중요시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실력`이, 영국은 `불의, 불평등,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미국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할 것`등이 중요한 Middle Class의 기준이다. 따라서 중산층과 중류층은 분명히 다른 것이며, 서구에서 사용하는 기준을 우리에게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근 100세시대연구소는 경제적 개념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현재의 대한민국 중산층의 삶을 살펴보았다. OECD기준인 중위소득 50~150%에 해당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하여, 중산층의 일상, 가치관, 재무상황까지 그들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 중산층은 대체로 4인가족을 구성하고, 본인소유의 31평 아파트에 중형자동차를 몰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인생의 목표는 경제적인 성공이나 입신양명이 아닌 `가정의 안녕`과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이었다. 그들은 아침을 대체로 챙겨먹으며, 6,200원짜리 점심을 먹고, 가족과는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지만,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중산층 10명 중에 8명은 자신이 중산층이 아닌,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외벌이 가정이 많아서 일까? 부동산관련 부채가 많아서 일까? 아니면 아이들 교육비가 너무 커서 일까? 중산층은 월소득 374만원 중에서 무려 20%를 저축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순저축률이 6.1% 라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현재가 불안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다. 높은 저축률로 소비는 줄어들고, 여유로운 삶을 향유할 기회가 박탈당한 채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중산층은 10명 중 7명이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남편 외벌이가 절반수준이며, 남자의 하루 평균 9.3시간을 일해 세계 최고수준인 멕시코를 넘어서고 있다. 그만큼 고단한 삶이다. 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소득과는 40%, 순자산 2.8배, 주택가격은 85%나 차이가 났다. 주관적 빈곤감, 상대적 박탈감이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한 주된 이유라고 보여진다.
여기에 더 슬픈 사실은 현재 중산층의 40%가, 즉 10중 4명이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보수적인 소득대체율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후소득을 100만원 이상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여(2인가구 기준) 은퇴 이후에 중산층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사실은 중산층의 절반이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으며, 3명중에 1명은 아예 노후자산이 없다는 점에서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더구나 3층연금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들고 있는 중산층은 14%에 불과하여 이제부터는 3층 연금전략을 넘어서서 `3층 소득전략`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연금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일`로 채우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부동산 등 자산을 유동화해야 한다. 당연히 연금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정답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일`과 `자산유동화`로 대응해야 한다.
대한민국 중산층, 스스로 중산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평범하게 중간으로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그들이지만, 중산층의 삶을 포기 할 수는 없다. 이제부터 본질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때이다.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
사람은 모든 상황에 대한 열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자신이 바라는 것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과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그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
(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제임스 앨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