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펜스 이동보다 환경을 120% 활용해야 한다

입력 2015-12-17 17:09   수정 2015-12-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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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이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

최근 심심치 않게 잠실구장 축소에 대한 주장들이 나온다. 물론 두산 베어스는 야구장 변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 엄밀히 말해서 두산은 과거에도 그랬고 야구장 규모와 관계없이 거포들을 보유하기도 했고, 거포들이 떠난 후에는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하고 있다. 반면 LG 트윈스는 사정이 다르다. 역시나 야구장 펜스 축소는 LG 측의 생각이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LG 간판을 단 이후, LG에는 ‘거포’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타자는 없었다. 게다가 최근에 거포 유망주들이 팀을 떠난 후 대박을 터트리면서 LG의 펜스 이동은 더욱 간절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펜스를 앞당기는 것이 해법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LG는 과거 이동식 펜스를 이용해 펜스를 앞당긴 적이 있었다. 물론 당시 LG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페타지니는 화끈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X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문제는 단순히 타자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 쉽게 말해서 LG 타자들이 많은 홈런을 만들어낸다면 상대팀 타자들도 홈런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LG 투수들의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양상문 감독의 주장도 LG의 입장만 생각한 것이다. 거포형 선수들의 비거리를 따져봤을 때 펜스를 당기면 분명 홈런 숫자는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맞을 확률도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장거리 타자들을 위해 펜스 이동은 눈에 보이는 달콤한 유혹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환경에 맞는 선수 스카우트와 육성을 해야 한다.

LG에 입단하는 거포형 선수들이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야구장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 거포형 선수에 고집할 필요가 없다. 굳이 두산과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두산은 우즈-김동주-심정수 등이 떠난 후에는 거포로 통하는 선수는 없었다. 다만 장타력도 어느 정도 갖춘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이 갖춘 장타력은 힘으로 넘기는 장타력 보다 외야를 가를 수 있는 장타력에 빠른 발로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은 넓은 잠실야구장을 120%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 사례지만 한국의 ‘쿠어스 필드’라고 통했던 목동을 사용하던 넥센은 두산과 반대 스타일로 야구장을 활용했다. 장타력 있는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호쾌한 타격을 앞세운 야구를 시도했고, 그 결과 대성공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병호의 영입이었다. 이렇듯 주어진 상황을 100% 이상 활용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또한 완벽하게 야구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타자 구성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선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일시적인 홈런 숫자를 향상 시키거나 거포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터트리기 위한 야구장 펜스 축소를 생각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현재 상황을 100%, 120%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육성해 나가야 한다.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거포도 필요하다. 그리고 LG라면 거포가 더욱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방법으로 거포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이제는 안 되는 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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