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터트린 정의윤, SK의 새로운 거포가 될까?

입력 2015-12-21 10:37   수정 2015-12-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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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윤(사진=SK와이번스)

새로운 거포로 탄생할 수 있을까?

국민타자 이승엽이 리그를 잠시 떠나 있는 동안, 사실상 한국 프로야구계는 거포가 사라졌다. 1人자로 입성(?)을 기대했던 심정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고, 이대호라는 걸출한 타자가 성장했으나 리그를 압도하는 거포로 활약한 기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데 거포에 목말라 있던 리그에 유망주 박병호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2010년대 리그 최고의 거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박병호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리그를 떠나게 되면서 리그 토종 거포 자리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여전히 리그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거포 후보들은 많다. 그 가운데 또 다른 스타로 기대가 되는 인물이 SK 와이번스의 정의윤이다.

정의윤은 LG 트윈스 시절 유망주였으나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했던 선수였다. 그러던 지난 7월 정들었던 LG를 떠나며 인생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게된 정의윤은 SK 소속으로 59경기에 출전. 0.342의 타율 14홈런 44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절반에 못 미치는 경기에 출전하고도 커리어 하이 시즌이라면 과거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전 소속 구단을 비난을 한다. 그러나 꼭 이전 소속 팀에 대해서 비난을 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본인과 궁합이 맞는 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의 홈구장인 문학 구장은 구장의 규모는 잠실 구장에 비해 작다. 또한 홈런도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과 조건은 잠재되어 있던 정의윤의 능력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SK의 새로운 거포로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

올 시즌 14개의 홈런을 기록한 정의윤은 이 가운데 8개를 홈구장인 문학에서 뽑아냈다. 나머지 6개는 원정 구장에서 뽑아냈다. 공교롭게도 잠실에서는 23경기를 소화하며 문학 다음으로 많은 경기를 치렀으나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타율 역시 0.205로 매우 저조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큰 변수 없이 올 시즌의 감각 혹은 자신감을 그대로 유지하며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한다면 충분히 기대를 해볼 만 하다.

게다가 SK에는 최정이라는 젊은 리더이자 강력한 한 방을 갖춘 동료가 있다. 만약 최정도 부상과 부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한다면 SK의 중심 타선은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결코 화력이 약하지 않다. 정의윤은 9월 이후 4할대 타율과 9개의 홈런을 몰아쳤다는 것도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충분히 높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과거 이승엽이 떠난 이후 오랜 기간 거포 부재의 시기를 겪었다. 그런 가운데 박병호의 탄생은 리그를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됐다. 물론 정의윤에게 박병호처럼 리그를 압도하는 거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병호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거포로 기대를 해볼 만 하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의 활약이 반짝 활약이 아닌 커리어 시작의 계기가 된다면 SK는 물론 KBO리그 입장에서도 새로운 거포, 새로운 스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고의 세월 끝에 빛을 보기 시작한 정의윤. 내년 시즌 SK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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