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TX조선 추가지원 연쇄 이탈‥국책은행 부담 가중

김정필 부장

입력 2015-12-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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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 여부를 놓고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들이 하나 둘씩 발을 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여신분류를 ‘회수의문’으로 분류하고 이와 관련해 충당금을 100% 쌓기로 한데다, 하나은행 역시 추가 지원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신한은행도 추가지원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조만간 할 것으로 보이는 등 연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3일 다수의 채권은행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KDB산업은행이 내놓은 STX조선해양 추가 지원과 관련한 4천530억원 규모의 지원안에 반대 입장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이를 산업은행에 전달했습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추가 지원안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은 맞다”며 “조선업황 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건전성 요인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은행도 최근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채권단에서 빠지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가운데 막바지 검토를 거쳐 최종 입장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가지원 여부와 관련해 아직 ‘부동의’ 의사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여신분류를 ‘회수의문’으로 분류하고 관련 충당금을 100% 쌓았는 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추가 지원에 동참할 경우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이에 대한 최종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한은행 역시 STX조선 추가 지원과 관련해 ‘동의’ 또는 ‘부동의’ 여부를 놓고 실사 보고서를 근간으로 막바지 검토중입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막바지 검토중인데 곧 결론이 날 것 같다”며 “신한은행의 경우 채권단 지분비율이 크지 않아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부동의’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는 뉘앙스를 나타냈습니다.

현재 STX조선 채권단 지분비율은 산업은행이 48%, 수출입은행 21%, 농협 18%, 우리은행 7%,.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2% 안팎입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기타 은행 들이 추가지원에서 발을 빼더라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들의 지분이 추가지원 부의안건 가결 요건인 75%를 넘는 만큼 STX조선 추가 지원안 가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 지원안에 ‘부동의’ 의사를 던지고 발을 빼려는 채권단들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청산가치 정도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청산가치 정도의 자금은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채권은행들의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채권은행들은 향후 추가 지원에 나섰다가 추가적인 손실을 보니니 이쯤에서 발을 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함에 따라 연쇄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채권은행들이 막바지까지 검토에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추가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3년여 지속된 STX조선의 구조조정이 기대보다 원활치 않은 것이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추가자금이 지원됐는 데도 STX 구조조정과 관련해 일말의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되레 상황이 악화됐을 경우 야기되는 건전성 우려가 사실 가장 크 요인”이라고 답했습니다.

STX조선은 지난 2013년 채권단의 공동관리가 개시된 이후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지원됐지만 여전히 자본잠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등 재무상황 개선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의 추가지원 ‘부동의’가 최종 확정돼 STX조선 추가지원에 불참하고 반대매수청구권 행사로 채권단에서 빠지게 될 경우 STX조선 채권단은 국책은행과 특수은행위주로 재편되며, 이들 은행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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